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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유기동물을 부탁해 ① 최근 많이 버려진 곳은 제주시…서울은 극적인 감소세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작성 2017.10.01 07:29 수정 2017.10.03 09:02 조회 재생수1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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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판단할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는 한 국가의 도덕적 수준의 바로미터로 '동물'을 꼽았다.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인권'과 비견되는(물론 동물의 경우 인간과 동등한 수준이 아닌 최소한의 고통을 피하는 수준) '동물권(動物權/ animal right)'을 척도로 본 것이다. 혹자는 "인간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라고 말하겠지만….

간디는 인간 대신 동물을 우선한 '뜬 구름 잡는 철학자'일까. '동물과 인간'이란 양자택일식 인식으론 간디의 속뜻을 제대로 헤아릴 수 없다. '동물'에 '약자'를 대입해야 비로소 간디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먹이사슬의 최하위층인 동물로 대변되는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통해서 국가와 시민사회의 의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는 통찰인 것이다. 사회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약자에 대한 배려를 포기해선 안되는 것처럼 '생명에 대한 존중과 보호'는 조화롭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기본적인 덕목임에 분명하다.

이를 두고 "가죽신을 신으며 동물 생명 운운하는 건 기만이다"라거나 "동물권을 입에 올리려면 육식부터 하지마라"는 비판도 나온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다. 또 동물학대를 막는 건 육식 여부와 관계없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유기동물에 대한 기획 보도를 준비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 공고시스템 (www.animal.go.kr)에서 확인 가능한 2010년~2017년 7월까지 58만 6천여 건의 데이터를 분석해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견된 지역, 연령, 품종, 분양 및 안락사 등 처리 현황, 대책 등을 연속 보도한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 유기동물 발견지 전체 순위 및 처리 현황 등 관련 더욱 상세한 내용은 아래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mabu.newscloud.sbs.co.kr/20171001animal/


● "매일 262마리가 버려졌다"…법도 현실도 '물건'인 동물

동물보호법상 유기동물은 '공공장소에서 소유자 없이 배회하거나 버려진 동물'을 뜻한다. 애당초 길에서 태어난 동물도 포함되지만, 대다수는 인간이 한 때 가족이라고 불렀던 '반려동물'이다. 속성은 다르겠지만, 어떤 형태든 동물에 대한 관심(소유욕 또는 왜곡된 애정일지라도)에서 비롯된 게 유기동물이라는 말이다. 즉, '좋다가 싫어졌거나, 애당초 물건으로 여겼거나', 둘 중 하나가 유기동물이 생기는 대부분의 이유일 것이다.

<마부작침> 분석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17년 7월까지 확인된 유기동물은 모두 58만 6천 175마리다. 개 40만 3천여 마리, 고양이 17만 5천여 마리, 기타 동물(토끼, 고슴도치 등) 7천 7백여 마리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연도별 유기동물 현황유기동물은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 2010년 6만여 마리에서 지난해 8만 8천여 마리로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 7월까지 이미 5만 5천 635 마리가 유기동물로 등록돼 연간 수치론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0년부터 최근까지 매일 212마리(개 146마리, 고양이 63마리, 기타 3마리), 올해만 놓고 보면 매일 262마리가 버려지고 있다.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가족처럼 키운 생명체'지만, 현실에선 '낡으면, 고장나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리는 물건'처럼 대우받고 있다. 타인의 동물을 학대하면 '재물손괴죄'가 적용되고, 민법상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행 법체계를 개정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보다 우선 증가 추세인 유기동물부터 줄여나가는 게 시급하다.

● 유기동물 발견지역 (최근 19개월 기준) 1위 제주시, 2위 청주시, 3위 경기 평택시

반려동물은 중앙정부가 아닌 각 지자체에서 관할하고 있다. 유기동물보호센터도 마찬가지다. 지자체에서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에 따라서 유기동물 숫자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마부작침>은 지역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을 230개 시군구로 나눠 유기동물 현황을 정밀 분석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 7월까지,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견된 지역은 경기 평택이다. 91개월 동안 1만 2천 721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다. 월평균 139.8마리가 평택에 버려진 셈이다. 2위 전북 전주(월평균 138.7마리), 3위 충북 청주(138.3 마리), 4위 경기 성남(137.7마리)이다. 상위 10개 지역 중 7곳이 경기도에 위치해 있어 경기도 집중 현상이 도드라졌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유기동물 발견지역 상위 Top102014년 반려동물등록제가 시행되는 등 정책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선 최근 시점으로 한정해서 현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 시점을 기준으로 파악해보면, 다소 순위 변화가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6~2017년 7월까지 19개월간 월평균 가장 많은 유기동물이 발생한 지역은 제주시(월평균 160마리)로 조사됐다. 다음으론 충북 청주(159마리), 경기 평택(157마리) 순으로 전국 230개 지역 중 월평균 100마리 이상 발생한 지역은 13곳이었다. 이 중 6곳이 경기도, 2곳이 제주특별자치도였다. 반려인이 많은 대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자치구 중 상위 30위권에 포함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유기동물 발견지역 상위 top10제주시가 증가 추세를 보인 대표적 원인으론 사육방식, 관광지 특성 등이 꼽히고 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제주에선 반려동물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경우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기 동물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육방식에 더해 '중성화 수술 여부'도 증가세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윤주 서정대 애완동물과 교수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개들의 경우 교미를 해 많은 새끼를 낳게 되는데, 이런 개들의 경유 유기동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주 유기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최근 늘어난 외국인 유학생들이 외롭다는 이유로 키우다 버리거나, 여행객들이 곶자왈 같이 찾기 힘든 곳에 케이지 채로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식별칩을 확인해보면 경기도 등 타지역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제주가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인 점도 유기 동물 증가세에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 유기동물 발견지역(광역단체 기준) 1위 경기도…서울은 감소세

광역단체 기준으로 보면, 가장 많은 유기동물이 발견된 지역은 경기도였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 7월까지 91개월간 15만 9천여 마리, 즉, 월평균 1,754마리가 유기돼 2위 서울(월평균 956마리)과 3위 부산(월평균 549마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기와 서울 같은 인구 밀집지는 반려동물이 많다는 점에서 유기동물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 지난해 기준 등록 반려동물(누적)은 경기도 31만여 마리, 서울 23만여 마리로, 3위인 부산(9만 5천 마리)에 비해 3배 정도 많았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수와 유기동물의 수가 반드시 정비례하는 건 아닌 것으로 <마부작침> 분석 결과 드러났다.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서울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반려동물 수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광역단체 중 극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10년 유기동물이 2만여 마리, 지난해엔 2만 천 6백여 마리로 늘어난 반면, 서울시는 같은 기간 동안 1만 6천 3백여 마리에서 8천 6백여 마리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유기동물 늘어나는 경기도 줄어드는 서울서울의 감소세는 반려견 양육형태, 중성화 수술 등 종합적 대책의 효과로 평가받고 있다. 조윤주 교수는 "서울의 경우 반려인들이 동물병원을 자주 오가며 중성화 수술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 상대적으로 중성화 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며 "또 다른 지역에 비해 반려동물 등록율도 높다"고 유기동물 감소세의 배경을 분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동물보호과를 따로 운영해 종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시민을 상대로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 교육 및 계도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다.

서울의 기초지자체, 구(區)에 따라 유기동물 수치는 다소 달랐다. 월평균(2010년~2017년 7월) 가장 많은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지역은 서울 마포구(76마리)였다. 다음은 서울 관악구(68마리), 서울 용산구(57마리) 순이다. 최근(2016년~2017년 7월) 기준으로는 서울 관악구가 월평균 65마리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반면 서울 서초구(15마리)와 서울 중구(13마리)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서울 유기동물 발생현황● 아파트, 학교, 공원 근처 가장 많이 발견

유기동물 발생 현황 분석 결과, 지역별 특징 외 장소적 특징도 발견됐다. 유기동물이 유독 많이 발견되는 장소가 있다는 말이다. <마부작침>은 검역본부가 유기동물 사이트에 공고한 발견지(58만여 건) 중 장소적 특성이 구별 가능한 데이터(17만여 건)를 따로 뽑아 '키워드' 분석을 했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유기동물 발견 장소이 중 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장소는 '아파트 인근(8%/4만4,877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당수 유기동물이 아파트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뜻이다. 유기센터 관계자는 "당초 주인이 다른 반려인을 만나길 바라며 사람이 밀집한 아파트에 유기했을 수도 있고, 반려동물이 먹을 것을 찾아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다음으론 학교 인근(3%), 공원(2%), 역(1.7%), 도로(1.5%), 주차장(1.4%) 순으로 집계됐다. 지하철역과 기차역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도 유기동물이 많이 발견된 게 특이점이다. 버스터미널의 비중도 0.1%로 분석됐다.

● 언제 가장 많이 버려지나? '7월 정점' 여름철 급증 유기동물

흔히들 반려동물은 휴가철에 많이 버려진다고 한다. 함께 호텔도, 식당도 가지 못해 더 이상 '반려'일 수 없다는 '인간의 이기심, 무책임, 귀찮음' 때문에 여름철에 유독 유기동물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 그럴까. 여름철에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건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 7월까지(91개월간) 월별 유기동물 평균을 분석했다.  6월 평균 8,155마리, 7월 8,673마리, 8월 7,780마리로 여름철에 유기동물이 늘어났다. 유기동물은 5월부터 급속도로 높아져 7월에 정점을 찍고, 8월부터 서서히 감소해 1~2월에 최저점을 찍었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월평균 유기동물 발생현황유기동물은 월평균 6,441마리 발생하는데, 여름철에 크게는 2천 마리 이상 더 많이 버려진 셈이다. 천명선 교수는 여름철 증가 원인에 대해 "휴가철이라서 멀리 떠나게 되면서 관리를 하지 못해서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고, 덥다는 이유로 문을 열어놓게 되면 반려견동물이 상대적으로 쉽게 밖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등록 반려견 100만 vs 실제 반려견 512만 마리

늘어나는 유기동물, 외면 받는 동물복지 개선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동믈등록제가 의무 시행했다. 반려인은 반려견을 지자체에 반드시 등록을 하고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등록을 하면 식별장치(내장, 외장, 인식표)를 부착하게 된다.

지난 2008년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범 시행된 이후 등록 반려동물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008년 5천여 마리에서 이듬해 10만 마리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등록된 반려동물(누계)은 모두 107만여 마리로 8년 전에 비해 20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반려동물 등록 연간추이등록제는 반려인에게 책임감을 지우는 효과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등록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 유기동물도 여전히 증가세다. 또, 등록을 하지 않은 반려동물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등록제 의무화 이후 등록된 반려동물은 크게 늘었지만, 실제 등록률은 25%정도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도권 내로 들어온 반려동물보다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등록된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내장형 식별장치가 아니라면 유기되더라도 원래 가족 품으로 되돌아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검역본부가 추산하는 반려견은 512만 마리, 반려묘는 189만 마리다. 이는 지난 2015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토대로 한 추정치로, 개와 고양이 외 반려동물까지 합하면 전체 반려동물의 수는 더 늘어난다.
[마부작침] 유기동물 그래프_반려동물 식별장치실제로 등록된 반려동물이라도 하더라도, 식별장치 형태에선 차이가 있었다. 지난 2015년 새롭게 등록된 반려동물 9만 천여 마리 중 몸속에 삽입된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는 5만여 마리로 전체의 55% 수준이다. 나머지는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또는 인식표 형태로 등록됐다. 지난해엔 반려동물 중 65%가 '내장형'으로, 전년도보다 늘어났지만 여전히 상당수는 외장형 형태라는 점에서 유기가 되더라도 당초의 반려인을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 [마부작침] 유기동물을 부탁해 ② 가장 많이 버려진 반려동물 종(種)은?
▶ [마부작침] 유기동물을 부탁해 ③ 유기동물의 선택지 '떠돌이, 분양, 죽음'


※ 유기동물 발견지 전체 순위 및 처리 현황 등 관련 더욱 상세한 내용은 아래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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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안혜민 분석가 (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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