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경비원들은 원래 출입자 관리 시설물 관리가 주요 업무인데 그런데 요즘은 택배수령은 물론이고 쓰레기 분리수거, 아파트 주차관리까지 떠안는 곳이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쉴 시간이 별로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들이 규정된 휴식시간을 보장해 달라며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천여 세대가 모여 사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부에 이렇게 차량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소방차 전용 도로까지 막아섰습니다.
경비원 도움 없이는 차를 넣고 빼기가 어렵습니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24시간 근무 중 6시간을 쉬기로 하고 휴식시간 임금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차 일 때문에 휴식 시간에도 쉬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경비원 A씨 : 저 차 또 나가네.]
실제로 경비원 50대 A씨는 휴식 시간인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주민 차량을 4차례 빼줬습니다.
택배 전달에 재활용 분리수거도 합니다.
[경비원 A씨 : 밥 먹다가 일어나요. 이렇게 한 서너 번 일어나면 밥맛이 똑 떨어져요.]
[아파트 주민 : (경비원) 깨워야지 그땐 할 수 없지. 자기 일이니까 그 시간에도 좀 해주면 어떠냐 그런 개념으로 그냥 하고 있어요.]
지난 3월 이 아파트 전·현직 경비원 20여 명은 입주민들을 상대로 "휴식시간 임금 3년 치를 지불하라"는 진정서를 노동청에 냈습니다.
주민들은 수고비를 일부 챙겨주기도 하기 때문에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한 달 전 경비원 휴게소를 한 곳 만들어 줬다며 경비원들을 탓합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 굳이 거기(초소)에 있으면 당연히 일을 하게 되잖아요. 왜 거기 계시냐 이거죠.]
서울시가 시내 백 8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휴식 시간에 초소 밖에서 쉴 수 있다는 경비원은 17.4%였습니다.
시는 지난 4일 주차, 택배 업무에는 수당을 주라고 권고했지만 강제할 수단은 없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VJ : 김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