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자전거 사고…청소년 운전자가 가장 위험
경찰청에서 내놓은 '2012∼2016년 자전거 사고 현황'에 따르면 자전거 가해 사고는 2012년 3547건에서 매년 증가해 2015년에는 6920건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5936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11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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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호위반부터 역주행까지…도로의 무법자 자라니족
자전거 사고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맨인 블랙박스'에서 사례를 모아본 결과 차가 자전거를 발견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도 있었지만 자라니족의 위험한 행동으로 발생하는 사고도 많았습니다.
신호를 무시한 채 자전거를 타고 횡단 보도를 건너던 한 학생은 달리던 자동차에 그대로 부딪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한쪽 어깨로 휴대전화를 받치고 가던 한 운전자는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자동차 위로 넘어졌습니다. 다행히 자동차가 멈춘 상태여서 큰 부상은 없었지만 위험천만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자전거 운전자들의 음주 라이딩도 자전거 사고의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부천성모병원 연구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남녀 48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타봤다는 사람은 12.1%(586명)에 달했습니다. 성인 자전거 운전자 8명 가운데 1명이 음주운전을 한 경험이 있는 겁니다.
"주말에 아이들이랑 공원에 나가서 보면 옆에 자전거 세워두고 술 마시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취한 상태로 자전거 타면 지나가는 사람이랑 부딪칠 수도 있고 큰 사고로 이어지질 수도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자전거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이나 처벌 조항이 없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의 자전거 음주운전 금지 규정은 처벌 규정이 아닌 훈시 규정일 뿐입니다. 음주운전을 하는 등 기본적인 준수 사항을 지키지 않은 자전거 운전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약 51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일본과 극명히 대비되는 솜방망이 처벌입니다.
■ 자전거도 차량이다…교통법규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자라니족이나 음주운전을 하는 자전거 운전자들은 자전거를 애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대상입니다. 자전거 동호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자라니족이 줄어야 자전거 이용자들이 욕먹지 않는다"며 자전거 운전 예절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오토바이와 마찬가지로 도로교통법상 차량으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는 곳에서는 전용 도로로만 이동해야 합니다.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는 경우에는 도로 맨 끝 차로의 1/2을 사용해 통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자전거 운전자들은 맨 끝 차로가 아닌 다른 차로를 이용하거나 차 사이를 지그재그로 옮겨 다니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