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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서울은 '비둘기'·2018 평창은 '한글'…올림픽 메달 변천사


오늘(21일) 공개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은 메달 옆면에 한글 자음과 모음을 새기고 전통한복 소재인 갑사를 리본에 활용하는 등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것이 특징입니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부터 종목별 상위 선수들에게 차례로 금·은·동메달을 수여하는 것이 굳어지면서 대회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의 메달은 올림픽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됐습니다.

올림픽 메달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이 정한 규정에 맞춰 주최국이 올림픽 정신을 살리면서도 저마다의 특징을 담아 디자인합니다.

IOC는 올림픽 메달을 보통 원형에, 체인이나 리본에 매달려 있는 형태로 제시했습니다.

지름은 60㎜, 두께는 3㎜ 이상이어야 하고 종목명이 새겨져야 합니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순은으로 제작하고 금메달에는 순금 6g 이상을 도금하도록 했습니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표준 디자인도 있습니다.

IOC가 1928년부터는 적용한 표준 디자인은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가 로마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월계관을 들어 올린 모습으로, 이탈리아 주세페 카시올리의 작품이었습니다.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부터는 앞면에는 이러한 표준 디자인을 쓰고, 뒷면에 개최국의 특징을 담은 개성 있는 디자인을 하는 관행이 굳어졌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뒷면에 월계수를 물고 날아가는 비둘기와 태극 무늬를 응용한 서울올림픽의 엠블럼이 들어갔습니다.

당시 금메달 지름은 60㎜, 두께 7㎜, 무게 152g으로, 이번 평창올림픽의 메달 지름 92.5㎜, 두께 최대 9.42㎜, 무게 586g과 비교하면 훨씬 작고 가벼웠습니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는 앞면 디자인에 일부 변형이 허용됐고, 2004년 그리스 아테네올림픽부터는 아예 새로운 표준 디자인이 도입됩니다.

카시올리 디자인 속 콜로세움이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올림픽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에 따라 니케의 배경을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을 바꾼 디자인이었습니다.

이 디자인은 이후 지난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까지 공통으로 쓰였습니다.

리우올림픽 메달은 500g으로 역대 하계올림픽 사상 가장 무거웠고, 처음으로 메달 가운데 부분이 가장자리보다 두꺼운 볼록한 모양이었습니다.

뒷면에는 올림픽 로고와 오륜기만이 새겨진 단순한 디자인이어서, "실망스러울 정도로 지루한 디자인"이라는 일부 언론의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계올림픽과 달리 동계 올림픽 메달에는 표준 디자인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개성적인 디자인이 가능합니다.

1972년 일본 삿포로 동계올림픽의 메달은 사다리꼴에 가까운 울퉁불퉁한 모양이었고, 1984년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 대회 메달은 둥근 메달이 큰 사각형 틀에 갇힌 형태였으며,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 메달은 도넛 모양으로 가운데가 뚫려 있었습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도 다소 굴곡이 있는 원형이었습니다.

서부 캐나다의 산과 파도, 흩날리는 눈을 상징하는 굴곡 모양을 내기 위해 9차례의 단조 과정을 포함해 30단계의 공정을 거쳐 제작됐습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운석이 들어간 7개의 특별 금메달도 제작했습니다.

쇼트트랙 1,000m에서 우승한 러시아 대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도 운석 금메달이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메달의 경우 역동적인 사선을 배경으로 앞면에 오륜이, 뒷면엔 대회 엠블럼과 종목명이 들어간 비교적 단순한 디자인입니다.

그러나 측면에 새겨진 입체감 있는 한글 자음이 독창성과 세련미를 더했습니다.

메달 케이스 역시 전통 기와지붕의 곡선을 재해석한 원목으로 제작해 한국적 요소를 살렸습니다.

무게는 금메달이 586g, 은메달 580g, 동메달 493g으로 역대 동·하계 올림픽 메달을 통틀어 가장 무거운 수준입니다.

이전에 가장 무거웠던 메달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로, 500∼576g이었으며, 소치올림픽 메달은 531g이었습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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