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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내 사생활이 성인사이트에?'…일상 속 몰카 된 IP카메라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9.20 14:48 조회 재생수4,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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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내 사생활이 성인사이트에?…일상 속 몰카 된 IP카메라
인터넷에서 너 비슷한 사람 봤어30대 A 씨는 지인으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 씨로 보이는 사람의 사생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는 겁니다. A 씨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확인에 나섰습니다. 동영상에는 실제로 A 씨와 여자친구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A 씨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결과 여자친구 집에 설치된 IP카메라가 해킹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난 방지나 반려동물 관리 등을 위해 일반 가정이나 점포에 설치한 IP카메라를 해킹한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해킹된 IP카메라는 1402대로 일부 영상은 인터넷 음란물 사이트에 유포되기까지 했습니다. 보안과 안전을 위해 설치한 IP카메라가 대규모로 해킹된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적발되면서 IP카메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 "호기심에 그랬다"…1400대 해킹 후 옷 갈아입는 영상 유포한 일당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IP카메라를 해킹한 23살 임 모 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구속하고, 34살 전 모 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4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IP카메라 1400여 대를 해킹한 뒤 사생활을 훔쳐보거나 옷을 갈아입는 영상 등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호기심에 그랬다"…1400대 해킹 후 옷 갈아입는 영상 유포한 일당경찰 조사 결과 검거된 일당이 IP카메라에 무단접속한 횟수는 2354건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올해 초 인터넷 음란물 사이트 등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IP카메라 영상'이 유포된 사실을 확인하고 역추적해 이들을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호기심에 해킹했는데 생각보다 쉬워서 계속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 관계자]
"단순한 호기심에 촬영했다고 하지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범죄행위입니다. 영상 유포자 역시 성폭력범죄로 처벌돼 신상정보공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인터넷에 사생활 공개돼 고통받는 피해자들

IP카메라가 해킹된 장소는 일반 가정집부터 의류 매장까지 다양했습니다. 검거된 일당이 불법 촬영한 영상은 총 1127건으로 확인됐는데, 주로 집안에서 속옷이나 나체 상태로 있던 여성의 모습이 대다수였습니다. 또 의류 매장 계산대를 비추던 IP카메라의 각도를 조작해 옷 갈아입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도 발견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은 "해킹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IP카메라는 비밀번호도 걸려 있어 전혀 생각도 못 했다"며 "화가 나면서도 두렵다"는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그래픽
[피해자]
"당시 심정은 당황스럽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죠. 이게 불특정 다수에게 이미 확산됐다고 하니까… 깔끔하게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무섭죠."■ 편리한 만큼 보안 취약한 IP카메라…제3자도 내 안방 볼 수 있다?

검거된 일당은 어떻게 비밀번호가 설정된 IP카메라를 1400여 대나 해킹할 수 있었던 걸까요?

경찰은 이들이 주로 출하 당시 설정 그대로인 IP카메라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구입한 카메라의 초기 설정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아 해킹이 손쉽게 이뤄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검거된 일당은 카메라 고유의 IP주소에 접속한 뒤 '1111'이나 '1234'같이 쉬운 비밀번호를 쓰는 카메라를 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IP카메라는 일종의 네트워크 카메라입니다. IP라 불리는 인터넷 주소를 할당받아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 CCTV와 달리 인터넷만 연결되면 실시간으로 고화질 영상을 촬영하고 전송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 있더라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하고 특정 장면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IP카메라에는 허점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유의 IP 주소와 접속 아이디, 비밀번호만 알면 제3자도 IP카메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넷을 활용해 접속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보안 수준은 낮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 IP카메라를 해킹한 한 피의자는 "IP카메라 해킹법을 온라인 검색으로 찾았다"고 진술했습니다.

■ IP카메라 해킹 예방하기 위해 이것만은 실천하자!

그렇다면 이 같은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는 걸까요?
경찰과 보안 업체 측은 IP카메라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이용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그래픽
IP카메라 해킹 피해 예방법
출처: 경찰 및 보안 업체
- 제조사 '보안프로그램' 다운받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 비밀번호는 반드시 '특수문자' 등을 포함해서 설정
- 침실이나 화장실 등 사적인 공간은 되도록 피해서 설치
- 360도 회전 IP카메라 사용 시 촬영 방향을 최소화
-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끄거나 렌즈에 종이 등을 부착
- 악성코드 설치가 가능한 공유기 대신 개인 네트워크 사용(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