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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망한 사진도 분류만 잘하면…'사진 똥손'이 만든 책

홍유진 씨는 집안 대청소를 하던 중 장식장에서 필름 카메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죠.

아버지가 과거 홍 씨와 홍 씨의 동생을 촬영하기 위해 사뒀었는데 그녀가 크면서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보관만 해둔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첫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한 후 동생과 유럽여행을 계획하다 문뜩 그 필름카메라가 떠올랐습니다.

여행 가서 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다녔는데 필름을 10통 가까이 사용했습니다. 필름의 절반 이상은 대부분 야경 사진을 찍었는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건물엔 불빛만 살짝 보이고 우측엔 이렇게 동생 머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찍은 게 없네요? 다음으로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땐 조금 더 사진을 잘 찍고 싶은 마음에 간이 삼각대를 준비해 갔지만 결국 이렇게 빛이 흔들린 사진들이 찍혔습니다.

그렇게 야경사진은 뒤로 한 채 이번엔 일본 홋카이도에서 해가 쨍쨍한 한낮에만 사진을 찍었는데 직사광이 카메라 렌즈에 바로 들어오면 필름이 탈 수도 있다는 걸 몰라서 또 실패! 흔히 말하는 멋지고 예쁜 사진들은 찍을 수 없었습니다.

잊혀질 수도 있는 사진들이었지만, 그녀는 독립출판 활동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는 이 사진들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어차피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많으니 처음부터 망한 콘셉트로 사진집을 만들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필름 느낌이 나게 사진을 많이 찍고는 하는데 그녀는 사진이 망했다고 절대 상심하지 말라고 망한 사진도 분류만 잘하면 이게 다 콘셉트인 줄 안다며 그녀만의 노하우를 전했습니다.

사람이 모든 걸 잘 할 수는 없다고 조금은 포기하면 편하다고 하는데요, 정말 공감 가는 얘기네요. 망한 사진이라도 그때 그 추억이 떠오른다면 그것만큼 또 소중한 건 없을 것 같습니다.

▶ "이게 제일 잘 찍은 거예요"…망한 여행 사진으로 책 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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