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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 '토끼 먹기' 캠페인

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 '토끼 먹기' 캠페인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경제난으로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겪는 베네수엘라가 서민들의 단백질 섭취를 위해 토끼 먹기 캠페인에 나섰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국영 VTV에서 "동물 단백질 섭취는 중요한 문제"라면서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동물 단백질을 대체하기 위한 '토끼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토끼 계획'은 번식력이 강한 토끼를 애완용이 아닌 식용 목적으로 길러 부족한 동물 단백질을 섭취하자는 캠페인입니다.

올해 초 실시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극심한 식품 난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는 바람에 베네수엘라 전체 인구의 75%의 체중이 8.7㎏ 감소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토끼 계획'은 경제전쟁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라며 "국가 식품 당국에 캠페인 실행 권한을 위임했다"고 말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에서 식량과 생필품, 의약품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석유 이권과 사회주의 정권 몰락을 바라는 미국과 미국의 물밑 지원을 받은 보수 기득권층이 벌이는 '경제전쟁' 탓이라고 비난해왔습니다.

프레디 베르날 국가 식품 청장은 "국민이 토끼에 대한 사랑을 버려야지 이번 계획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며 "토끼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고단백 저콜레스테롤 고깃덩어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토끼를 사랑스럽게 인식해온 문화적인 문제가 있지만, 경제전쟁의 관점에서 봤을 때 토끼를 기르면 두 달 만에 2.5㎏의 고깃덩어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베네수엘라인은 토끼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침대에서 같이 자는 등 실내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토끼 계획'은 나쁜 농담"이라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국민을 바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7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최저임금을 받는 서민이 1㎏의 고기를 사려면 전체 수입의 10%를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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