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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육아휴직 하라면서…신청했더니 "비정규직 전환"

<앵커>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정부는 아빠들의 육아 휴직을 활성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책을 주도하는 보건복지부의 한 산하 기관에서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는데 돌아온 건 비정규직 전환이었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4살 정 모 씨는 지난해 첫 아이 탄생을 앞두고,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로부터 예상 밖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 모 씨/한국자활연수원 근무 : 내부적으로 논의가 된 게 제가 정규직을 포기하고 비정규직으로 오지 않으면 육아휴직을 못 내주겠다고….]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의 일반직 4급이었던 정 씨는, 산하 기관에 파견 중이었던 상황.

늦은 나이에 얻은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 마지못해 제안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이 비정규직이 된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도 커졌습니다.

지난 4월 육아휴직을 마친 뒤 정규직 복귀를 요청했습니다.

[정 씨·연수원장 대화 (지난달 31일) : (상급 부장이) 꼭 육아휴직 가야 되겠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가능하면 육아휴직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나도 얘기했잖아. (육아휴직을) 가도 좀 어렵다….)]

인력개발원 측은 원래 직장인 인력개발원의 정규직 충원을 위해 파견 직원들을 산하기관 소속으로 전환하려 했던 것일 뿐 육아휴직과는 상관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곧바로 정 씨를 다시 정규직으로 발령냈습니다.

인력개발원은 지난해에도 산하기관의 직원 2명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고 복귀시킨 바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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