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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통화 녹음하면 상대에 '띵동' 알림이? 법안 찬반 '격돌'

윤영현 기자 yoon@sbs.co.kr

작성 2017.09.08 16:43 수정 2017.09.08 17:35 조회 재생수3,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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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통화 녹음하면 상대에 띵동 알림이? 법안 찬반 격돌
전화하면서 통화 내용 녹음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중요한 내용을 기억하거나, 나중에 혹시 모를 분쟁을 대비해 사용해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최근 국회에 '통화 중 녹음'과 관련한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른바 '통화 녹음 알림법'으로 통화내용을 녹음하면 상대방에게 그 사실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통화 중 상대방 몰래 녹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데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 녹음 버튼 누르면 "상대방이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 알림

이른바 '통화 녹음 알림법'이라 불리는 이 개정안은 지난 7월 김광림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9명과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발의했습니다.

'전기통신사업자는 이용자가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경우 그 사실을 통화 상대방에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항을 전기통신사업법에 신설한 겁니다.
통화 녹음 알림법 찬반 격돌법안이 통과된다면 녹음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상대방이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와 같은 안내 음성이 나오거나, 이 같은 내용의 문자가 발송된다고 김 의원실은 밝혔습니다.

■"통화녹음은 사생활 침해" VS "횡포 고발하는 공익적 역할"

법안을 찬성하는 측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미리 녹음 사실을 알려주고 상대방에게 통화를 계속할지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녹음된 통화 내용이 유포되거나 오남용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 당사자의 사생활이 침해당하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통화 녹음 알림법 찬반 격돌반면에 반대 측은 '약자의 보호 장치'를 강조합니다. 최순실 게이트나 '회장님의 갑질·막말' 사건처럼 비밀 녹음이 결정적 증거로 활용되는 등 범죄나 부조리를 드러내는 긍정적 역할을 해왔다고 말합니다. 강자의 횡포를 고발할 수 있는 약자의 유일한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통화 녹음 알림법 찬반 격돌■ 스마트폰 촬영 소리처럼 통화 녹음도 알려야 한다?

스마트폰 촬영과 비교한 찬반 갑론을박도 뜨겁습니다.

법안 찬성 측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할 때 '찰칵' 소리가 나오도록 한 것처럼, 통화 녹음을 할 때에도 '알림'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피사체가 사진 촬영 여부를 알아야 하는 것처럼, 통화 녹음 상대도 녹음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반대 측은 상대를 몰래 촬영하는 몰카와 전화 통화를 같은 차원에서 비교하는 건 무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통화는 나와 상대가 함께 참여하는 쌍방향 소통 행위이기 때문에, 녹음 여부를 미리 알리지 않아도 상대방이 녹음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겁니다.

■ 다른 나라들은 '통화 중 녹음' 어떻게 하나?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나라별로, 주별로 사정이 다릅니다.

미국은 연방법상으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녹음할 수 있지만 주(州)법은 각 주에 따라 다릅니다. 워싱턴 DC와 38개 주는 통화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녹음하는 걸 허용하고 있지만, 메릴랜드 등 12개 주는 통화 당사자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녹음할 수 있습니다.

영국과 이탈리아 등은 당사자의 동의 없는 녹음을 허용하고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 인도 등에서는 당사자 일방에 의한 통화 녹음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네티즌 의견은? "10명 중 7명은 법안 반대"

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진 뒤, 국내에서는 찬반 의견 개진이 활발한데 지난달 네이버가 실시 한 설문조사를 보면 누리꾼 10명 중 7명꼴로 법안 반대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네티즌 1만 9천689명 가운데 녹음 의무 알림을 찬성하는 네티즌은 28.9%에 그친 반면 71.1%는 "통화 내용 녹음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통화 녹음 알림법 찬반 격돌(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