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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BNK 금융 지주 회장 인사 파문과 엘시티 사태 ①

송성준 기자 sjsong@sbs.co.kr

작성 2017.09.07 10:29 수정 2017.09.07 13:23 조회 재생수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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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BNK 금융 지주 회장 인사 파문과 엘시티 사태 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을 소유한 BNK 금융지주그룹이 요즘 시끄럽습니다. 바로 그룹 회장 인사문제를 두고 낙하산 인사 내정설 때문입니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 결사반대'를 외치며 연일 농성을 벌이고 있고 일부 시민단체도 가세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또 지역의 유력 신문도 '정치권의 민간기업 장악 시도'라며 '부산시민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처사'라는 기사를 거의 매일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서병수 부산시장과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 3개 기관 대표는 공동 성명을 내고 "BNK 금융그룹은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청했습니다.

● BNK 금융지주 회장 선임…내부 인사냐 외부 인사냐 놓고 갈등
노조 시민단체 농성BNK 금융그룹은 성세환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됨에 따라 후임 회장 선임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BNK 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는 최종 후보 3인을 두고 선임작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과 21일 두 차례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번 달 8일로 다시 연기했습니다.

갈등의 핵심은 '내부 인사 승계'냐 '외부 인사 선임'이냐로 귀결됩니다. 내부 인사는 박재경 현 BNK 금융지주 직무대행입니다. 그리고 낙하산 외부인사로 지목된 사람은 김지완 전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입니다.
박재경 BNK 금융지주 직무대행(왼쪽)과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BNK 부산은행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는 "은행 조직 안정화를 위해 실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가 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정치권의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자율경영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한 지역 언론도 명시적으로는 내부 특정 인사를 지지하진 않지만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며 사실상 내부 인사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들이 김지완 전 대표를 '부적격자'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권 연루설'입니다. 김 전 대표는 대표적인 참여정부 인사로 금융권 부산상고 인맥의 대부로 분류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그가 최고 경영자가 된다면 정권색에 물들어 정치 중립성과 자율경영권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노조 등은 또 김 전 대표가 증권 전문가이지 은행업 경험이 없는 점도 부적격 사유로 꼽고 있습니다. 게다가 70세가 넘는 고령으로 건강상 이유와 부산의 특수성, BNK 금융지주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도 거론합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의 입장을 직접 들어 볼 기회가 없어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김 전 대표는 "정치와 무관하게 살아왔고 왜 낙하산 인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BNK 그룹 내부 순혈주의는 부패와 위기경영을 낳았다"며 "부산은행장은 내부 인사로 업무 연속성을 도모하고 BNK 그룹 회장은 외부 인사를 선임해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을 꾀하는 것이 그룹 발전을 위해서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 익명의 제보자가 보내온 글…내부 승계에 비판적 입장
BNK 엘시티 사태 관련 익명 제보자의 글 (수정)
저는 엘시티 비리사건을 오랫동안 취재하면서 BNK 금융지주에 누구보다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엘시티 금융특혜 지원에 BNK 그룹이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저는 익명의 부산은행 내부자로부터 한 통의 글을 받았습니다. 글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최근 경영진의 부도덕함과 무책임한 자세를 보면서 과연 저들은 우리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인지 강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은행이 지금 이 꼴이 될 때까지 저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부승계? 글쎄요. 그것도 경영권을 승계받을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을 때 얘기입니다. LCT(엘시티) 불법 대출에 눈 감았고 그로 인해 충당금 과다적립 등으로 인한 자본 적정성 훼손되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유상증자 필요성 대두되었으나 주주들의 설득 실패 및 신뢰 상실로 인하여 투매에 가까운 시장의 싸늘한 반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가조작 문제까지 발생하게 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지금의 경영진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부산은행은 공공재입니다. 지금 과연 내부승계를 부르짖을 만큼 우리가 자정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을까요?

노조 또한 지금의 내부승계 고수 의지는 그들의 또 다른 욕심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은행 내에는 수많은 파벌이 지배하는 현재 상황에서 최소한 내부승계를 요구하려면 자기반성과 자정 능력,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비하고 난 후 내부승계를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대로 가면 또 되풀이 됩니다. 지역여론이라는 실체 없는 명분을 내세워 어렵게 찾아온 자정의 기회마저 개밥그릇 내팽개치듯 하는 건 아닌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외부인사, 낙하산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일까 봐 조심스럽습니다만, 최소한 지금은 자정능력을 갖추고, 조직의 백년대계를 위해 어느 게 더 바람직한지 고민해 봐야 할 때라 봅니다."


이 글은 내부승계에 대한 비판적 입장입니다. 과연 내부승계의 유력후보가 경영 능력과 자질을 갖췄는지 또 그에 걸맞는 도덕성과 책임성을 갖췄는지 묻고 있습니다. 나아가 엘시티 불법대출과 자본적정성 훼손, 주가 조작 문제에 현 경영진은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부 승계를 주장하는 노조에 대해서도 그들의 욕심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반성과 자정능력,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의 정비가 선결과제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