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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집값 떨어진다"…집단민원에 학교는 '반쪽 운동장'

<앵커>

학교 운동장은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지만 요즘엔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대전의 한 학교에선 인근 주민들이 집값이 떨어진다고 반대해 운동장에 체육관을 짓는 상황까지 초래했는데, 이 때문에 훼손되는 운동장이 9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인범 기자입니다.

<기자>

대전 복수초등학교는 올 연말 개관을 목표로 체육관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운동장 측면을 길쭉하게 갈라 체육관을 짓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축구경기는 아예 불가능합니다.

원래는 운동장 뒤편 여유 공간에 체육관을 지으려 했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조망권을 가려 집값이 떨어진다며 결사반대하는 바람에 운동장이 이 지경이 됐습니다.

[손채영/대전 복수초 교장 : 주민들의 과도한 요구에 부응할 수가 없어서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학부모들은 반쪽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놀지도 못하는 자녀들 걱정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송아리/학부모 : 뛰어놀면서 애들이 스트레스도 풀고 그렇게 함으로써 정서도 순화되고 그래야 하는데, 운동장이 거의 뭐 반 토막 난 것도 아니고….]

이 학교만 이런 게 아닙니다.

대전시 교육청에 따르면 최근에 체육관을 지은 48개 학교 가운데 9곳이 운동장을 훼손해 가면서 건물을 지었습니다. 복수초 사례처럼 집단민원 때문입니다.

학생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 체육에도 필요한 학교 운동장이 집단민원에 밀려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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