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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이란 백기 들게 한 세컨더리 보이콧…이번에 꺼낼까?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7.09.04 18:20 조회 재생수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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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이란 백기 들게 한 세컨더리 보이콧…이번에 꺼낼까?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단단히 화가 난 미국이 주저하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무역·거래하는 누구도 우리와 무역 또는 거래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미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에 맞서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예고한 터라, '세컨더리 보이콧'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 중국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예고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리포트+ 에서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무엇이고 미국이 이번에는 실제로 이 카드를 꺼내 들지 전망해봤습니다.

■ 트럼프가 예고한 '세컨더리 보이콧'이란?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란 '2차 보이콧'이라고 불립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의 사전적 의미는 제재 대상 국가와 거래하는 제 3국의 정부와 기업,개인 등에도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2차 제재'라고도 부릅니다. 미국의 국내법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제재 대상 국가의 기업이나 단체 등과 미국 내 기업, 단체, 개인은 물론 다른 나라의 기업이나 개인 등도 거래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어길 시에는 제재하겠다는 겁니다.
트럼프가 예고한 '세컨더리 보이콧'이란?지난 2016년 1월 미국 하원은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들어 있는 대북제재 강화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발동 여부와 제재 대상 범위를 행정부에 일임했기 때문에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하면 북한과 거래하는 제 3국은 무역제재를 받게 됩니다.

■ '중동의 맹주' 이란도 손들었던 강력한 경제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말은 미국과 이란의 핵 분쟁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미국은 이란의 원유를 수입하는 제 3국에 대해 미국 내 파트너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의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을 담은 '이란 제재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에 경제 보복을 선언한 겁니다.

미국은 5년간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는 강력한 경제적, 군사적 제재로 이란을 압박했습니다. 2015년 7월 이란은 마침내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과 핵 합의안(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JCPOA)을 체결했습니다.
이란에 대한 압박■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세컨더리 보이콧 단행?

미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제로 발동한다면 주요 대상국은 중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북한 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제로 단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 무역 전쟁을 각오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틀을 벗어나는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추이텐카이 미국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달 말 미 재무부가 북한 핵 관련 기업과 개인에 대해 제재에 나서자, "어느 나라에서든 국내법에 따라 활동하는 중국의 기관과 개인에 대해 지나치게 멀리까지 확대한 사법관할권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국제법이나 안보리를 통하지 않고 미국이 자국의 법으로 다른 나라와 기업 등을 처벌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겁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동하는 즉시 중국은 보복 조치를 내놓으며 무역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미국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523조 원어치를 수입하고 131조 원어치를 수출했습니다. 두 나라가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할 경우 두 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는 미국이 중국과의 교역을 실제로 중단하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미국이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미국은 대북 제재의 가장 강력한 카드로 꼽히는 대북 원유수출금지 조치를 유엔 제재안에 포함시키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중국에게 대북원유공급 중지 조치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