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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추도문 보내지 않겠다"…日 도쿄 도지사, 또 '반한 감정'

1923년 9월 1일 리히터 규모 7.9의 강진이 일본 수도권을 강타했습니다.

이른바 관동대지진입니다.

40만 명이 죽거나 행방불명됐고 일본 수도 도쿄가 초토화됐습니다.

메이지 정권 최대의 자연재해였지만, 우리에게는 조선인 6천600여 명이 무고하게 학살된 끔찍한 사건으로 기억됩니다.

일본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매년 9월 1일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역대 도쿄도지사들은 추도문을 보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재일민단본부는 지난달 25일 고이케 지사에게 추도문을 보내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오공태/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 :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대학살이 사실이잖아요. 헤이트스피치 같은 것도 늘어나는 상태인데 (역사를 부정해서) 증오범죄가 늘어나면 안된다는 뜻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고이케 도지사는 민단의 요청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고이케 지사 측은 해마다 3월과 9월에 열리는 전체 희생자 추모 법회가 있기 때문에 특별한 형태로 별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인 희생자 추모비가 있는 스미다구 야마모토 구청장도 기다렸다는 듯이 추도문을 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도쿄신문은 어제(31일) 일면 머리기사로 고이케 지사와 야마모토 구청장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추모행사를 공동 주관하는 시민단체 일조협회 측도 역사를 부정하는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해 취임 직후 도쿄 한국인학교 증설을 위한 부지 임대계획을 취소시킨 전력이 있습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7월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지지세력을 대거 당선시키면서 차기 대권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부상했습니다.

영향력이 커진 고이케 지사가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실관계를 외면한 것은 극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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