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스브스] "화장실 없어? 이혼하자"…인도 여성의 이유 있는 요구

인도에서 최근에 '화장실'을 소재로 한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재가 조금 특이하죠. 왜 화장실을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고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영화는 예고편이 공개되자 이틀 만에 조회 수 2천500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영화 제목도 소재도 화장실로 집에 화장실이 없어 이혼하겠다는 아내와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실화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2년 전 인도에 사는 20대 여성이 집에 화장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혼 소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성은 결혼 후 줄곧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집 근처에서 볼일을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여성의 손을 들어줬죠. 남편이 담배와 술 등엔 돈을 쓰면서 화장실을 만들지 않은 건 가족들에 대한 학대이자 인간적 존엄을 해치는 행위로 판단한 겁니다.

인도에선 집에 화장실이 없어 국민 10명 중 4명이 야외 배변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특히, 여성들의 경우 밤에 야외에서 볼 일을 해결하다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인도 집에 화장실이 없는 건, 배변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는 게 좋다는 힌두교 문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인도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4만 5천 가구에 화장실을 설치하도록 했지만, 아직 턱없이 모자란 상태입니다.

남에 나라 이야기지만 듣고 보니 여성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건 확실하네요. 이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 인도 사회가 얼만큼 변화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화장실 없으니까 이혼할래"…'변기 영화' 인도서 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