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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이때' 日, 北 위협 핑계 미사일방어 강화…中, 바짝 경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핑계로 일본이 미사일 방어력 강화에 나서자 중국이 바짝 경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자국 상공을 통과한 29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빌미로 오늘(31일) 천문학적인 돈을 부어 미사일 방어능력을 증강시키겠다고 공식화했고, 중국은 같은 날 "신중히 행동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방위성이 발표한 '2018년도(2018년4월~2019년3월) 예산요구 개요'에 따르면 내년도 방위비 예산안에 탄도미사일방어(BMD) 관련 경비로 최소 2천911억엔(약 3조523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자국내 불안 여론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군비 증강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 예산은 BMD 관련 직접적인 경비 1천791억엔(약 1조8천780억원), 인공위성 등 우주공간에서의 BMD 관련 경비 1천120억엔(약 1조1천743억원)으로 나뉩니다.

여기에는 일본 정부가 BMD 강화의 핵심으로 보는 '육상형 이지스 시스템'(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관련 비용은 빠져있습니다.

방위성이 계획대로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하려면 1천600억엔(약 1조6천776억원)이 소요됩니다.

내년도 어느 정도 도입 절차가 진행될지 명확치 않지만, 이지스 어쇼어 도입과 관련해 적지 않은 비용이 내년도 예산안에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지스 어쇼어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SM3)과 고성능 레이더를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해상이 아닌 지상에 배치되는 만큼 상시적인 요격 태세를 갖출 수 있습니다.

방위성은 이와 함께 SM-3의 사거리를 늘린 'SM-3블록2A'와 'SM-3블록IB'를 취득하는 데에도 657억엔(약 6천889억원)의 거대 예산을 넣었습니다.

이지스함에 탑재한 기존의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SM-3)이 고도 500㎞ 이상의 높이에서는 요격이 힘들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입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미국과 함께 SM-3의 성능 향상 노력을 계속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자동경계관제 시스템에도 107억엔(약 1천122억원)이 배정됐습니다.

방위성은 BMD 체계 강화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내년도 전체 방위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5조2천551억엔(약 55조1천24억원)을 편성했습니다.

주일미군 기지 재편 관련 경비(SACO)를 제외하면 5조200억엔(약 52조6천372억원) 규모로 사상 처음 5조엔을 넘어섰습니다.

방위성의 내년도 예산안에는 고속활공탄 연구, 사이버 공격능력 강화, 군사연구비 지원 사업 등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될 것들이 적지 않습니다.

방위성은 도서 방위 강화를 명분으로 사실상 공격 무기인 고속활공탄 관련 기술 연구에 100억엔(약 1천49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로켓 모터가 달려 있어 고속으로 비행해 도서 간 타격이 가능한 무기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방위성은 사이버 공격 능력 강화의 첫단계로 현재 110명인 사이버방위대의 인원을 150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예산안에 넣었는데, 이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것이 헌법이 정한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한다)의 원칙에서 벗어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방위성은 올해 예산안에 군사연구비 지원 사업의 예산을 기존의 6억엔(약 63억원)에서 110억엔(약 1천153억원)으로 대폭 늘렸는데, 내년도 관련 예산을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과학자들로부터 "국가가 민간의 연구를 지원해 군사 기술에 적용하려는 시도로, 군국주의로의 회귀다"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를 무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일본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에 중국이 즉각 반응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지역 내 위협을 이유로 국방예산과 군비를 매년 늘려왔다"며 "각국은 일본의 진짜 의도를 고도로 경계하고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국제사회와 특히 아시아 이웃 국가들은 일본의 군사 안보 영역의 정책과 동향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이 아시아 이웃 국가의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군사 안보 영역에서 신중히 행동하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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