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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외국인 느낌 낼 수 있어요"…10대도 끼는 혼혈렌즈 각막궤양까지?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8.31 17:03 조회 재생수9,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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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라이프] "외국인 느낌 낼 수 있어요"…10대도 끼는 혼혈렌즈 각막궤양까지?
최근 10대·20대 여성들 사이에서 혼혈렌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혼혈렌즈는 흔히 알려진 컬러렌즈의 일종인데 시력 교정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끼는 렌즈입니다. 1가지 색으로 된 일반 컬러렌즈와 달리 렌즈 테두리에 2~3가지 색을 넣어 이국적인 눈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혼혈렌즈'로 불립니다.

혼혈렌즈를 구매하기 위해 콘택트렌즈 전문점을 찾는 소비자의 연령층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카페에서도 '학교에서 낄 만한 혼혈렌즈를 추천해달라'는 초등학생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렌즈 사용으로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혼혈렌즈를 잘못 사용해 발생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올바른 렌즈 사용법을 알아봤습니다.

■ '의료 보조 도구'에서 '미용 아이템'으로 변한 컬러렌즈

혼혈렌즈와 같은 컬러렌즈는 원래 사고로 실명된 눈의 색깔을 보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료 보조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젊은 여성들이 미용 목적으로 착용하면서 미용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반 연예인들이 컬러렌즈를 방송에 끼고 나오면서 1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삼고 연예인 이름을 딴 'OO 렌즈'가 판매되면서 콘택트렌즈 전문점에는 아이돌 가수나 배우가 착용한 렌즈를 찾는 초·중·고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대한안광학회지에는 컬러렌즈 착용 연령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의료 보조 도구'에서 '미용 아이템'으로 변한 컬러렌즈서울과학기술대 안경광학과 박미정 교수팀이 서울 지역 여고생 3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2.4%가 컬러렌즈 착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73%는 중학생 때부터 컬러렌즈를 꼈다고 답했고 초등학생 때부터 착용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15.6%에 달했습니다.

■ 색 염료 덧입혀진 컬러렌즈, 각막 산소 공급 막는다?

혼혈렌즈 등 컬러렌즈 사용이 늘고 착용 연령대가 낮아지는 현상에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컬러렌즈가 일반 시력 교정 렌즈보다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눈동자의 가장 앞부분인 각막은 투명하고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각막에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필요한 산소를 외부에서 직접 공급받아야 합니다.

콘택트렌즈는 눈동자에 밀착되기 때문에 각막에 대한 산소 공급을 방해하게 됩니다. 때문에 렌즈 제조 업체들은 산소투과율이 일정 수준을 넘도록 렌즈의 두께를 일정 비율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컬러렌즈는 색 염료가 덧입혀져 일반 렌즈에 비해 두꺼운데다가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산소투과율도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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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률 / 건양대 김안과병원 교수]
"렌즈 표면이 매끈하지 못하면 각막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산소투과율이 떨어지면 눈에 산소 공급이나 노폐물 배출에 영향을 미쳐서 건조증이나 각막염, 결막염, 심하면 각막궤양 같은 무서운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실제로 렌즈 관련 안구질환 유발의 주요 원인이 미용 목적의 컬러렌즈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대한안과학회가 총 97명(194안)의 콘택트렌즈 관련 합병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컬러렌즈와 같은 미용 콘택트렌즈로 인해 안구질환을 얻은 환자가 49명(98안)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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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한안과학회의 '미용 콘택트렌즈 관련 합병증 환자의 임상 양상 및 치료 순응도 실태' 보고서(2014년)
<안구질환 원인 조사 결과>
미용 콘택트렌즈 49명(98안/50.5%)
일반 소프트콘택트렌즈 43명(86안/44.3%)
RGP 렌즈 4명(8안/4.1%)
각막굴절교정렌즈 1명(2안/1.1%)■ 미용 렌즈로 생긴 안구질환…10대에게 더 잘 나타나는 이유는?

더 큰 문제는 대한안과학회의 조사에서 콘택트렌즈 관련 합병증의 91.2%가 10~20대 사이의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했다는 겁니다. 특히 시력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는 감염성 각막궤양은 모두 10대에게서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왜 이런 결과나 나타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이 렌즈를 단순히 미용 아이템으로 생각해 관리에 소홀한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한 전문가는 "대부분 청소년이 의료진과의 상담으로 렌즈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올바른 렌즈 사용법을 교육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청소년들의 부족한 위생 관념도 문제입니다. 일부 초·중·고 학생들이 일회용 컬러렌즈를 한 달 이상 장기간 사용하거나 친구들과 렌즈를 돌려 착용하는 등 비위생적으로 렌즈를 관리해 심각한 안구질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 콘택트렌즈 이렇게 사용하면 안전하다!

컬러렌즈를 비롯한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전문가와 상담 후 자신의 눈에 가장 적합한 렌즈를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장기간 사용은 피하고 다른 사람과 콘택트렌즈를 돌려쓰지 않는 등 평소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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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콘택트렌즈 사용법
(출처: 식약처,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① 안과 전문의와 상담 후 본인에게 적합한 제품을 구매한다.
② 콘택트렌즈 착용 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③ 장기간 사용을 피하고, 사용기한을 지킨다.
④ 다른 사람과 콘택트렌즈를 돌려쓰지 않는다.
⑤ 식약처 허가된 제품을 사용하고, 콘택트렌즈 관리 용액 청결에 신경을 쓴다.
⑥ 눈이 아프거나 충혈이 되면 사용을 중단하고, 병원 진료를 받는다.(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