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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칼럼] "백치미·몽골 모델"…차별과 편견의 언어, 더 이상 안 괜찮다

[연예칼럼] "백치미·몽골 모델"…차별과 편견의 언어, 더 이상 안 괜찮다
 2015년 한 걸 그룹 멤버가 토크쇼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당시 MC가 으레 했던 것처럼 “애교 좀 보여 달라.”고 재촉했고, 난감해하던 걸그룹 멤버가 눈물을 쏟았다. 당시 온라인에는 걸그룹의 태도 논란과 동시에 MC의 요청이 무례했다는 평가가 동시에 쏟아졌다.

같은 해 비슷한 논란은 또 있었다. 영화 '도리화가'의 첫선을 보이는 자리에서 주연배우 류승룡이 상대 배우 수지에게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그는 수지에 대해 "여배우가 가져야 할 덕목인 애교를 갖췄다."고 말했다가 '부적절한 언사'였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는 여성 연예인들에게도 해당된다. 게스트에게 과도하게 신체접촉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여성 방송인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초콜릿 복근을 보여달라.", "남자인데 그 정도 힘도 못 쓰냐." 등 편견에 찬 도 넘은 언행을 하는 여성 방송인들은 '비호감'으로 낙인 찍혀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성별을 떠나서 공적인 자리에서 편견과 차별의 언어는 거부감으로 다가온다. 이전처럼 "웃기기 위해", "재밌으려고" 등은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
설경구 설현
지난 28일 설경구가 한 '백치미' 발언도 대중에게 '용납되기 어려운 수위'였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설경구는 함께 출연한 설현에 대해서 "좋은 의미로 백치 같은 매력이 있다. 30~40대가 돼서도 그 모습 잃지 말라"고 한 조언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그는 즉각 그 표현이 틀렸다고 정정했다. '가공하지 않은 매력' 정도로 표현했다면 논란을 피할 수 있었을까.

불과 5년 전만해도 여성 연예인들에게 '백치 같은 매력'은 칭찬 정도로 쓰이기도 했다. '백치'라는 말은, 뇌에 이상이 있어 지능지수가 아주 낮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아름답다'는 말을 붙여서 여성에게 칭찬이라고 건네어 봤자, 백치처럼 생각은 없되 그 모습이 귀여워 보이는 정도로 풀이될 수 있다. 쓰임의 차이를 든다고 하더라도 이는 분명히 차별적 언어이다. 설경구가 자신이 한 말의 무게를 인정하고, 즉각 사과를 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손수현
최근 손수현은 한 누리꾼의 댓글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기사 댓글에 한 누리꾼이 "몽골 모델이라고 해도 믿겠구만 뭔 개소리야"를 본 그는 "'몽골 모델 같다'는 말이 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가 내포되어 있으며 저를 비하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 혐오를 선택하고 사용한 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또 "아직까지 우리는 소수자들에 대해 약자들에 대해 인종적 차별과 편견에 대해 많은 부분 무디고 소홀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즉각 "그렇게 해서라도 뜨고 싶니?"라는 날 선 댓글이 달렸지만, 손수현의 문제 제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심코 사용하는 차별과 편견의 언어는 그 사회적 통념과 수준으로 대변될 수 있기에 더욱 경각심을 준다. 연예인들의 말은 때론 쉽게 휘발되기도 하지만 그 잠재적 영향력은 상당하다. 

손수현이 드러낸 '불편함'은 그렇기에 곱씹어볼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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