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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찬 공기 확장에 기온 뚝…15호 태풍 '상우' 얼씬도 못 해

이런 상쾌한 기분, 꽤 오랜만입니다. 밤사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공기가 선선하다 못해 쌀쌀하기까지 했습니다. 오늘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7.3도까지 내려가면서 8월 들어 가장 낮았습니다.

경기북부는 기온이 더 떨어졌습니다. 파주 최저기온은 14.2도, 동두천은 15.9도까지 내려갔거든요, 예년 이맘때 기온, 즉 평년기온과 비교하면 약 3도가량이 낮은 것입니다. 기온만 놓고 보면 가을이 이미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요일인 내일(30일)은 기온이 조금 더 내려갑니다. 오늘 남부지방은 중부지방보다 기온이 높아 가을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내일은 일부 남해안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아침기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돼 전국에서 성큼 다가선 가을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간 이유는 한반도 상공으로 북쪽 찬 공기가 밀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5km 상공 기온이 영하 10도 가깝게 내려가 있는데, 이 찬 공기가 지면의 공기까지 차갑게 식히고 있는 것입니다.

내일 오후부터는 여름 내내 하늘을 가리던 먹구름과 뭉게구름도 서서히 물러가면서 가을의 높고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큽니다. 목요일인 모레(31일)는 중부는 물론 남부지방까지 파란 하늘이 펼쳐지면서 바람도 선선한 초가을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찬 공기 확장에 태풍도 놀란 모양입니다. 어제(28일) 오후에 발생한 15호 태풍 ‘상우’가 일본 남쪽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13호와 14호 태풍이 중국 남부로 향한데 이어, 15호 태풍도 일본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인데, 태풍이 한반도에는 얼씬도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15호 태풍 ‘상우’는 현재 약하지만 크기는 중형인 태풍입니다. 강풍반경이 약 300km나 되거든요, 중심부근에서는 초속 23m(시속 83km)의 강풍이 불고 있고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힘을 점점 키울 가능성이 큽니다. ‘상우’라는 태풍 이름은 마카오에서 붙인 이름으로 산호를 의미합니다.
15호 태풍 '상우' 예상진로

15호 태풍 ‘상우’는 한 시간에 15km를 조금 웃도는 속도로 이동해 내일과 모레 사이에 도쿄 먼 바다를 지난 뒤 일본 남동쪽 바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남쪽 해상은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겠고, 도쿄 등 일본 일부에도 간접영향으로 강한 비바람이 불 것으로 보입니다.

앞에서도 전해드렸듯이 태풍이 한반도로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 때문입니다. 예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여름 내내 장마같은 비를 뿌리는 데 큰 역할을 맡기도 했던 이 찬 공기가 영향력을 넓히면서 아직까지 태풍이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기온이 내려가기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에도 이맘때쯤 반짝 서늘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바로 기온이 오르면서 늦더위가 만만치 않았거든요, 심지어는 10월 태풍인 ‘차바’가 남해안을 스치면서 큰 피해를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여름이 물러가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뜨거운 햇볕이 남아 있습니다. 9월까지는 한 낮의 강한 햇볕에 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외선도 강하고 오존도 오후에 짙어질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여름과 겨울이 자리를 바꾸는 사이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옷차림이 중요한 시기인데요, 아침에는 조금 심하다 할 정도로 따뜻하게 입으시고 낮에는 겉옷을 벗어 체온 조절에 나서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평범한 지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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