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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 덕에 극적 상봉…52년 만에 만난 친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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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 덕에 만난 친남매
“하나뿐인 제 동생 영희는 8살 때 실종됐어요. 엄마는 충격에 빠졌죠.
그런데 사랑하는 딸을 잃어버린 것보다 더 절망적이었던 건
가난 때문에… 제대로 찾지도 못 한 거였어요. 아버지는 진작 돌아가셨고 엄마 혼자 남매를 키울 형편이 안 돼 저는 큰집에 얹혀살고 있었습니다." - 이재인(62)
동생이 있다는 사실도, 그 동생이 어렸을 때 실종됐다는 사실도 재인 씨는 어른이 돼서야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일 영희를 그리워하며 괴로워했습니다. 먹고 사는 데 치여 동생을 더 적극적으로 못 찾은 걸 평생 후회하며 미안해하셨어요.”
“어머니 한을 풀어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실종 사실을 안 뒤 재인 씨는 사방으로 동생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이 사라진 서울 남대문시장 근처를 수소문하고 혹시 북으로 납치됐나 싶어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 방송국에 벽보도 붙여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런 재인 씨에게 기적을 가져다 준 건, 바로 한 과자봉지였습니다.
“오빠, 죠리퐁 봤어? 실종아동 실리던데!”

지난해 10월, 재인 씨는 사촌 동생의 권유로 실종아동전문기관(초록우산어린이재단 위탁 운영)에 자신의 유전자 정보와 동생의 인적사항을 등록했습니다.
이곳은 실종아동 정보를 과자·고지서·홈페이지 등에 공개해 널리 알리고 실종아동과 가족의 유전자를 대조해 서로를 찾아주는 기관*입니다.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업합니다
“이재인 씨세요?"

정보를 등록하고 7개월 뒤, 재인 씨는 믿기지 않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동생 분을 찾은 것 같아요. 검사 결과 두 분 유전자가 일치합니다.”

무려 52년 만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52년 만에 만난 동생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빼닮았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참았습니다. 홀로 갖은 어려움을 견딘 동생 앞에서 어떻게 제가 울겠어요...”
2012년~2017년 7월 말 사이 경찰청에 등록된 실종아동 중 끝내 찾지 못한 아이는 모두 220명. 앞으로도 과자 포장지 뒷면에 이 아이들의 얼굴이 실립니다.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마세요."- 이재인

과자 포장지 뒷면의 아이 얼굴, 유심히 보신 적 있나요? 평생 한숨 쉬며 애타게 그리워하고 있는 누군가의 가족입니다.

과자 뒷면에 실리는 실종아동정보, 유심히 보신 적 있나요? 이 과자 덕에 무려 52년 만에 서로를 찾은 친남매가 있습니다. 너무 가난한 탓에 동생을 제대로 찾아보지도 못한 오빠와 고아원과 공장을 전전하며 힘겹게 살아온 동생의 이야기를 스브스뉴스가 전해드립니다.

기획 하대석, 이아리따  / 구성 유수민 인턴 / 그래픽 김태화 / 제작지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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