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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비석, 버젓이 日 신사에…친일파들의 낯 뜨거운 흔적도

<앵커>

모레 29일은 1910년 일본에 나라 빼앗긴 경술국치일입니다. 일본 우익들이 이날을 기념해 탑을 세웠다가, 1975년 철거했는데 탑 안에 있던 비석은 빼돌려서 신사에 보관해왔습니다. 그 비석에는 친일파들의 부끄러운 기록까지 새겨져 있었습니다.

도쿄 최호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1910년 경술국치 이후 20여 년이 지난 1934년. 도쿄 메이지 신궁 앞에 '한일 합방 기념탑'이 세워졌습니다.

탑 모양은 경주 다보탑을 그대로 본떴습니다. 일본 극우단체 '고쿠류카이'가 건립을 주도했습니다.

중일 전쟁을 앞두고 조선에서 전쟁물자와 병력을 끌어가기 위해 일제 동화정책의 하나로 세운 겁니다.

그런데 탑 건립에는 일본인만 나선 것이 아닙니다.

제막식에선 친일 조선 인사들이 "강제 합방을 찬미한다"고 축사를 했고, 조선 유생 수십 명은 강제합방 찬성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탑은 일본이 패망한 뒤에도 무려 30년간 남아 있다 1975년에야 철거됐습니다.

하지만, 일본 우익들은 옛 영광을 보존하려는 듯 탑 안의 비석을 빼돌려 도쿄 외곽 한 신사에 옮겨 놓았습니다.

비석에는 기념탑 건립을 지원한 친일파들의 낯 뜨거운 행적들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비석 오른쪽에는 친일단체 일진회 회장 이용구가 회원 100만 명을 거느리고 만주로 이주해 만주 합방까지 돕겠다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아직도 침략의 역사를 추억하고 미화하는 일본 우익들, 그리고 이들을 도운 친일파들의 부끄러운 흔적이 도쿄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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