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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101 : '오 헨리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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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마지막 담쟁이 잎을 봐. 바람이 불어도 팔랑거리거나 움직이지 않는 게 이상하지 않았니? 아, 존시, 저건 베어만 할아버지의 걸작이야. 할아버지는 마지막 잎이 떨어지던 밤에 저걸 그려 놓으신 거야."

 많은 이들이 들으면 '아, 그 소설!' 하고 대개 알 만한 그 소설의 그 구절, <마지막 잎새>의 마지막 대목입니다. 미국의 작가 윌리엄 시드니 포터, 필명 '오 헨리'의 단편집이 오늘 읽는 책입니다.

오 헨리는 약사로, 은행원으로, 기자로도 일했는데 은행에서 일할 때 계산 실수로 공금 횡령을 한 셈이 돼 체포, 수감됐다고 합니다. 수감 중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본명을 쓰면 혹시 딸이 알게 될까 두려워 필명을 쓰게 됐다고 하네요. 감옥까지 다녀오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300편 가까운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짧은 소설에서도 반전을 즐겨 넣었기에 아예 반전 있는 결말을 놓고 '오헨리식 결말'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합니다. 

<경관과 찬송가>

"소피는 자신이 결코 체포되지 못하는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게 아닐까 문득 불안해졌다. 그런 생각이 들자 덜컥 겁이 났다.... 낙담한 소피는 이득도 없는 소란을 그만두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경찰은 날 체포하지 앟ㄴ는단 말인가? 섬은 도저히 갈 수 없는 낙원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절망적인 운명과 싸워 이겨 내야겠다는 즉흥적이면서도 강렬한 충동이 생겼다. 미로에서 빠져나와 다시 자신의 모습을 되찾고, 그동안 자신을 사로잡고 있었던 악한 마음과 싸워 이기고 싶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은 젊은 편이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남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그는... 그때였다."


<어느 바쁜 브로커의 로맨스>

"그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 전속력으로,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태엽 장치처럼 민첩하게, 정확한 말과 결단으로 움직이고 행동했다. 주식과 채권, 대출과 담보, 선금과 유가증권 등, 그곳에는 금융의 세계는 있어도 인간의 세계와 자연의 세계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시간이 조금밖에 없어요. 그동안에 얘기하고 싶습니다. 내 아내가 되어 주겠소? 나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사랑을 고백할 여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제발 빨리 대답해 주세요. 저 친구들이 지금 유니온 퍼시픽의 주식을 거래하려 하고 있으니까요."


인터넷 검색하다 보니 이런 얘기가 나오더군요. 어떤 사람이 "뉴욕에 알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은 400명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하니까 오 헨리가 이를 듣고는 "400만 명은 된다"라고 답했다는. 당시 뉴욕 인구가 400만 명이었다는데.. 즉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 사연과 의미가 있고 알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였죠. 굳이 이름 붙이면 오 헨리도 인본주의자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습니다. 

이번에 읽은 세 편 외에도 제가 좋아하는 오 헨리 단편을 꼽자면.. 크리스마스 선물, 재물의 신과 사랑의 신, 되찾은 양심, 1달러의 가치, 식탁 위의 봄, 마음과 손, 인생은 회전목마, 피서지에서 생긴 일, 20년 후... 많고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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