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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까지도…" 현실 돼버린 테러에 핀란드 '발칵'

"우리까지도…" 현실 돼버린 테러에 핀란드 '발칵'
유럽 내 테러 청정국가로 알려진 핀란드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큰 충격에 빠졌다.

이번 사건의 범인이 망명자 출신 모로코인으로 드러나면서 핀란드 극우정당이 주장하는 이민 규제가 탄력을 받는 등 핀란드 정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8세 모로코 출신 용의자는 지난 18일 핀란드 제3의 도시인 남부 투르쿠에서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8명을 다치게 했다.

지난해 망명자 신분으로 핀란드에 입국한 이 용의자는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허벅지를 맞아 체포됐지만, 현재 경찰의 수사에 불응하고 있다.

핀란드 당국은 용의자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근거해 이번 흉기 난동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상 처음으로 테러수사를 개시했다.

특히 핀란드 경찰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의 용의자도 모로코인임을 고려해 두 사건의 연계 여부도 수사 중이다.

만약 이번 흉기 난동이 정치적 목적을 띤 테러로 결론 나면 이는 핀란드에서 발생한 첫 테러로 기록되게 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발생한 잇따른 테러에도 자국을 '테러 무풍지대'로 여기며 안심했던 핀란드는 이번 사건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가 "우리는 더는 (테러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섬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는 등 핀란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테러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핀란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임무를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냉전 시대부터 유지해온 비동맹국 이미지 때문에 잇따른 테러 위협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국가로 평가됐다.

또 지난 2015년 망명신청자 3만2천500명을 받아들이는 등 우호적인 난민정책을 펼쳐 중동 출신 테러단체의 목표에서도 제외됐다.

핀란드 헬싱키대학의 레나 말키 교수는 "(이런 연유로) 주요 테러단체들이 핀란드에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추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은 계획이나 사전숙고 없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테러단체에 선동 받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핀란드를 겨냥한 급진 이슬람 선전물이 증가하면서 핀란드 정부가 테러 위협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핀란드가 지난 6월 테러 경보를 '낮음'에서 '고조'로 격상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핀란드 보안경찰국(SUPO)은 이번 공격이 (선전물에 선동된) 외로운 늑대 나 소규모 그룹에 의해 자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공격이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전형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격으로 핀란드의 우호적인 난민정책이 공세에 처하면서 반(反)이민 정책을 주창하는 극우 성향의 정당들이 더욱 지지세를 굳힐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극우 성향의 제2당 '진정한 핀란드인' 소속 빌레 타비오 의원이 흉기 난동 후 "억제되지 않은 정부의 이민정책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 예다.

말키 교수는 "이번 공격은 이민정책에 관한 논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이는 이민과 망명신청자 문제를 핀란드 내에서 더욱더 치우치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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