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유기농·무항생제·해썹' 친환경 인증 남발…검증은 허술

<앵커>

이번 정부 조사 결과 친환경 인증 농가 열 곳 가운데 하나 꼴로 살충제를 써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좀 비싸더라도 좋은 달걀이라 믿고 선택했던 소비자들은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복잡한 친환경 표시 제도와 인증 과정의 문제점을 장선이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시중에 팔리는 달걀 가운데 54%는 친환경 달걀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포장지에는 친환경이라 찍힌 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마크가 있습니다.

어떤 인증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먼저 '유기농 인증'이 있습니다. 닭이 먹는 사료가 농약이나 화학비료, 항생제 쓰지 않는 유기농으로 재배된 것이어야 합니다.

'무항생제 인증'은 항생제나 호르몬제 성분이 없는 사료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달걀에 부여됩니다.

좁은 철제 우리에서 자랐더라도 사료만 문제가 없으면 되는데요, 실제 전국 농가의 절반이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습니다.

반면, '동물복지' 마크는 사료보다는 환경을 중시합니다. 산란장에 횃대도 있고 흙 목욕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닭을 키워 낳은 달걀에 부여합니다.

'해썹(HACCP)' 마크는 농장 위생이나 설비 같은 것들을 심사해 식약처가 부여하는 인증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친환경 마크는 정부 위탁을 받은 민간 인증기관이 내줍니다.

문제는 농가가 인증기관을 선택해 인증 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라서 인증기관은 고객인 농가를 상대로 엄격한 검증을 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A 농장주 : 맨 처음에 받을 땐 까다로워요. 그다음은 뭐 한 번 받아놓으면 뭐, 그냥 잘 넘어가죠.]

[B 농장주 : 인증기관이 난립 돼 있는데 또 인증기관에서 서로 경쟁을 하잖아요. 우리끼리는 조금 쉬운 데에서 받고 싶기는 하죠.]

친환경 인증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보다 엄격한 인증 심사와 사후 관리가 이뤄져야 합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