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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말하는 전화기의 비밀…'바람의 전화'

[뉴스pick]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말하는 전화기의 비밀…'바람의 전화' (사진 = 아시아 원 화면 캡처)
6년간 세상을 떠나간 이들과 남겨진 이들을 연결해 준 일본의 전화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6일, 싱가포르의 매체인 아시아 원은 죽은 이들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바람의 전화'에 대해서 보도했습니다.

일본 이와테 현에 위치한 가마이시 시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연결되지 않은 검은색 전화기가 놓여 있는 하얀색 공중전화 부스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전화기를 '바람의 전화'라고 부릅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잃은 이들은 이 전화기를 찾아와 '바람을 통해' 죽은 이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바람의 전화'는 72세의 정원 디자이너 사사키 이타루 씨가 사촌의 죽음 이후 제작한 전화 부스입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정원에 위치한 이 전화 부스는 아무나 찾아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대지진뿐만 아니라 사고나 자살 등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도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 전화기가 위치한 곳도 대지진으로 인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지난 2011년 3월 쓰나미가 마을을 덮쳤고, 마을의 10분의 1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거나 실종됐습니다.

전화기 옆에는 죽은 이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도록 공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사키 씨에 따르면 시간이 흐를수록 편지의 내용이 변했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봐 줘" 등 사람들이 점점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이 특별한 전화기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8월 말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6년 동안 이 전화기를 찾아온 이들의 아픔과 치유에 대한 책도 출판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사키 씨는 "비록 전화기는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사람들은 전화기 반대편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전화를 받는 것처럼 느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람들이 (이 기회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해 최대한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 아시아 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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