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지워지지 않는 쓰라린 고통…'한국의 히로시마'를 아시나요?

<앵커>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갔다가 원폭 피해자가 되어 돌아온 분들이 모여 사는 곳, 경남 합천인데 72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참혹함과 쓰라린 고통은 지워지지가 않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징용 갔던 조선인 10만 명에게는 재앙, 그 자체였습니다.

5만 명이 죽고 2만여 명이 원폭 피해자가 됐습니다. 팔순의 김한동 할아버지는, 72년 세월 동안 당시의 악몽을 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집이 무너지면서 남긴 다리의 굳은 흉터뿐 아니라, 기억을 적어둔 한 권의 노트에도 당시의 참혹함이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김한동 (87세)/원폭 피해 1세대 : 한마디로 생각하기 싫지요. 눈에 아스라이 밟히고 될 수 있으면 잊어버리려고 애쓰지요.]

팔순의 김판근 할아버지도, 구순의 이수용 할머니도 몸과 마음에 피폭의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았습니다.

[이수용 (90세)/원폭 피해 1세대 : (치료용 스타킹을) 착용 안 하면 못 걷습니다. 다리가 무거워서. 다리가 부어 있으니까.]

뼛속 깊이 남은 한이 세월 속에 날아가 잊히기 전에 제대로 된 기록만이라도 지켜야 한다며 문을 연 원폭 자료관. 어떤 자료를 들춰봐도 '징용' '폭사' '사망' 등 과거사의 참혹한 기록이 선명하게 튀어나옵니다.

[심진태/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 미국이나 일본이나 우리 원폭 피해자들은 전쟁이 끝이 안 났습니다. 계속적인 전쟁을, 총 칼을 들지 않은 전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평생을 가난과 병마, 그리고 편견에 시달려온 그들은 72년이 지난 지금도 진정한 사과를 기다리며 길지 않은 남은 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