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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피해 할머니 안아준 文 대통령…경축사 역대최다 39번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오늘(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72주년 광복절 경축식의 주인공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를 쓴 애국지사와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들이었습니다.

주요 행사에서 정치권 인사 등이 아닌 그 행사에서 기리는 인물들을 최대한 예우하겠다던 청와대의 의전 원칙은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됐습니다.

문 대통령 내외의 양쪽으로는 박유철 광복회장과 길원옥 위안부피해자 할머니의 좌석이 나란히 배치됐습니다.

무대가 가장 잘 보이는 맨 앞줄에는 박 회장과 길 할머니 외에도 광복군동지회장, 독립유공자협회장, 순국선열유족회장, 서상교 애국지사, 이용수 위안부피해자 할머니 이인우·최장섭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오희옥 애국지사 등이 자리했습니다.

행사를 20분 남짓 앞두고 미리 도착해 각 정당 대표, 4부 요인 등과 짧게 환담한 문 대통령은 행사 시각인 오전 10시가 되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들어왔습니다.

정당 대표 등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문 대통령은 이용수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끌어안으면서 인사했습니다.

이인우 씨가 일어서서 인사하려고 하자 괜찮다는 듯 이를 말리면서 앉은 채로 인사받기를 권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례는 '올드랭사인' 가락에 맞춰 독립군이 불렀다던 옛 애국가를 오희옥 애국지사가 무반주로 부르면서 시작됐습니다.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서 옛 애국가가 끝나자 오 지사와 육·해·공군 의장대원들의 선창에 따라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4절까지 애국가를 제창했습니다.

박유철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광복절을 맞아 수많은 선열의 목숨과 피, 희생으로 이룬 독립운동 정신을 생각한다"며 "세대가 바뀌어도 대한민국의 근간인 독립운동 정신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정신"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1933년 일본 동경에서 항일운동을 하다 체포돼 고초를 겪은 고 윤구용 선생 등 순국한 독립유공자 5명의 가족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어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 3천여 명의 이목은 경축사를 하러 연설대 앞에 선 문 대통령에게 쏠렸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크린을 배경으로 경축사를 읽어 내려갔고 박수는 총 39차례나 나왔습니다.

독립운동의 공적을 기억할 수 있게 임시정부 기념관을 짓고, 외국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내 보전까지 하겠다고 약속한 부분에서는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문 대통령은 20분 남짓으로 예정했던 경축사를 30분을 꽉 채우고 나서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역대 광복절 경축사에서 39번이나 박수가 나온 적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경축사가 끝나고 이어진 경축공연은 참석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객석은 파락호(재산이나 세력이 있는 집안의 자손으로서 집안의 재산을 몽땅 털어먹는 난봉꾼) 행세를 하면서도 실제로는 독립운동 자금을 댄 김용환 선생의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낸 공연에 몰입했습니다.

상당수 유공자와 그 가족들은 연신 눈물을 닦았고 문 대통령 내외도 손으로 눈가를 훔쳤습니다.

극이 끝나자 광부와 간호사, 군인, 소방대원 등 다양한 계층과 연령, 직업의 국민을 상징하는 연기자들이 올라와 합창단과 '그 날이 오면'을 함께 부르며 경축식의 분위기는 절정을 향했습니다.

광복절 노래 제창 후 문 대통령 내외는 만세삼창을 하러 김영관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인 배국희 씨를 모시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김 지사와 배씨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자 문 대통령 내외도 태극기를 든 손을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만세'를 세 번 외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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