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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도 범죄로 판단했던 위안부 모집…문서 공개

군 개입 알기 전까지 '유괴 사건'으로 인지 조사해


위안부 모집과정을 목격한 일본 경찰이 당시 상황을 '유괴'로 인지하고 조사했다는 내용을 담은 일본 경찰 문서가 나왔습니다.

한일문화연구소 김문길 소장은 1938년 2월 7일 일본 와카야마현(和歌山) 경찰부장이 내무성 경찰국장에게 보낸 '시국 이용 부녀 유괴 피의사건' 문서를 13일 공개했습니다.

문서는 소와13년(일본력·1938년) 1월 6일 오후 4시 와카야마현 후미사토(文里) 음식 상가에서 거동이 좋지 못한 남성 3명을 발견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후미사토 수상파출소 순사가 주의를 기울이자 이들은 "의심할 것 없다. 군부로부터 명령을 받아 황군위안소에 보낼 작부를 모집하고 있다. 3천 명을 요구받았는데 지금까지 70명을 육군 군함에 실어 나가사키 항에서 헌병들 보호 아래 상해로 보냈다"고 진술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후 정보계 순사가 이들을 수사했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들에게 '돈을 많이 주고, 군을 위문하기만 하면 음식 등을 군에서 지급한다'는 방식으로 '유괴(誘拐)'한 혐의가 있다"면서 '피의자(被疑者)들의 신분과 이름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이 문서가 내무성으로 보내진 열흘 뒤 나가사키 경찰서 외사경찰과장이 와카야마 경찰서로 답신을 보내 "부녀자 유괴 사건은 황군 장병 위안부 모집에 관한 것"이라면서 "상해에 있는 영사관에서 앞서 나가사키 수상경찰서도에 이런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고 적었습니다.

답신에는 또 "본국에서뿐만 아니라 조선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모집하고 있으니 증명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편의를 봐주라"는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군부와 영사관이 개입한 사실을 알기 전에는 일본 경찰도 위안부 모집과정을 보고 '범죄'로 판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자국에서조차 위안부를 동원하려고 '유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했는데 조선에서는 어떻게 동원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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