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황제' 볼트의 쓸쓸한 퇴장…런던 세계선수권 동메달만 하나

SBS뉴스

작성 2017.08.13 06:48 수정 2017.08.13 12:10 조회 재생수30,402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황제 볼트의 쓸쓸한 퇴장…런던 세계선수권 동메달만 하나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고통 속에 현역 마지막 경기를 끝냈다. 레이스는 마치지도 못했다. 특유의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칠 기회도 없었다.

볼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요한 블레이크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볼트는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과시하는 듯했다. 하지만 곧 왼 다리를 절뚝였고 트랙 위로 넘어졌다.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볼트는 일어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난 볼트는 관중들을 향해 박수를 보낸 뒤, 실내로 이동했다.

볼트는 6일 남자 100m 결승에서도 9초95로 3위에 머물렀다. 9초92의 저스틴 개틀린(35·미국)에게 정상을 내줬고, 10살 어린 신예 크리스천 콜먼(21·미국)에게도 밀렸다.

당시에는 '메달리스트'로 세리머니를 펼칠 기회가 있었다. 볼트는 개틀린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현역 마지막 경기는 결과도, 퇴장하는 뒷모습도 초라했다. 훈련 부족이 낳은 결과다.

볼트는 지난 4월 절친한 동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리스트 저메인 메이슨(영국)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볼트는 대회 전 "충격이 너무 커서 3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훈련 진행이 더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런던 세계선수권이 열리기 전, 독일인 주치의를 찾아가 몸 상태를 최종 점검한 볼트는 "마지막 질주를 시작할 준비가 끝났다. 나는 여전히 최고"라고 자신했으나, 충분한 훈련을 하지 않은 볼트의 몸은 더는 최고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볼트는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빛나는 스타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하며 단거리 황제로 즉위한 볼트는 2012년 런던올림픽 3관왕, 2016년 리우올림픽 3관왕의 대업을 이뤘다.

베이징올림픽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 대표로 출전한 네스타 카터가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볼트의 금메달도 한 개가 박탈되긴 했지만 올림픽 유상 단거리에서 딴 8개의 금메달은 '볼트의 전성시대'를 화려하게 밝혔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무려 1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화로 남을 기록이다. 그가 보유한 남자 100m(9초58), 200m(19초19) 세계기록은 '넘볼 수 없는 기록'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은퇴 무대'로 정한 런던 세계선수권에서 볼트는 동메달 한 개만 손에 넣었다. 10년 동안 세계 육상을 호령하던 볼트가 황제 자리에서 내려왔다. 런던 대회를 끝으로 볼트 천하는 끝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