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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업, 항공권 받고 믿었는데…" 두 번 운 구직자들

최우철 기자 justrue1@sbs.co.kr

작성 2017.08.11 21:13 수정 2017.08.11 22:09 조회 재생수18,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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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서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해외 취업에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부쩍 늘었죠. 그런데 이런 구직 노력에 덫을 놓는 신종 범죄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항공편과 호텔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기업처럼 행세하는데요, 방심한 틈을 타 개인 통장을 받아낸 뒤 범죄에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최우철 기자의 기동 취재입니다.

<기자>

국내 유명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해외 취업 공고입니다. '아만다'라는 업체인데, 중국과 홍콩을 오가며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거래 업무를 담당할 정규직 사원을 뽑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첨단 금융분야에서 국제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에 국내에서 모두 78명이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이 모 씨는 중국 옌타이에서 최종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해당 기업이 왕복 항공권과 호텔까지 제공하자 이 씨는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 씨/'아만다' 응시자 : 중국에서 (비트코인을) 사서 환차익을 본다고 했어요. 중국어도 같이 배울 생각으로 장기적으로 나간 거였죠.]

회사 측은 최종 면접 실습 과제라며, 가상화폐 거래소에 자기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도록 했습니다.

또 개인 통장과 공인인증서 관련 정보도 받아갔습니다.

[이 모 씨/'아만다' 응시자 : '보안상 그렇다,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목소리도 친절했다가 약간 반협박식으로 예민해지는 게 보였죠.]

면접을 마치고 국내도 돌아온 이 씨는 며칠 뒤 경찰로부터 조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보이스 피싱 조직이 자신의 통장을 대포통장 삼아 국내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실시간으로 인출 해갔다는 겁니다.

대포통장을 제공할 경우 범죄 의도가 없어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상록/금융감독원 담당 팀장 : 을의 입장에 있다 보니까, 고용주라는 측의 말을 다 들을 수밖에 없거든요. (계좌를 요구하면) 가급적 급여용 계좌만 새로 신설해서 (제공해야 합니다.)]

또 다른 구직사이트에는 같은 업체가 올린 유사한 수법의 취업 공고가 여전히 올라와 있는 상태.

대포통장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를 확보하기 위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법이 갈수록 첨단 지능화되면서 피해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윤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