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자고 싶다" 18시간 일하는 기사들…졸음운전 위험 38%

<앵커>

지난달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광역버스 7중 추돌사고 기억하시지요.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고의 원인은 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이었습니다. 이후 실태조사가 있었는데 지금도 전국 버스 기사의 절반 정도가 하루 18시간 가까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쉬지 못하는 신체 상태로는 졸음운전 할 가능성이 3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밤 10시 40분. 시내버스 막차가 차고지에서 출발합니다. 기사는 새벽에 출근해 열여섯 시간째 근무 중입니다.

졸다가 정류장을 지나치거나, 신호 대기 시간에 깜빡 조는 건 흔히 겪는 일입니다.

[버스 기사 : (승객이) 기사 양반 신호 바뀌었으니까 갑시다, 그러면 가고. 근데 그 3분 정도 졸은 걸로 하루가 무난히 가는 것 같아요.]

자정이 넘어 운행을 마친 뒤, 차고지에서 버스 청소까지 직접 합니다. 새벽 0시 50분, 18시간 만에 퇴근하는 기사는 다섯 시간 뒤 또 출근합니다. 이틀 더 근무해야 쉴 수 있습니다.

[버스 기사 : 거의 새벽 1시 다 됐으니까, 세 시간 반쯤 잘 것 같아요. 바로 잠든다면.]

일반 근로자는 한 주에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을 포함해 최장 52시간 근무하는 게 원칙이지만, 운송업은 예외로 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버스 기사들은 전체 근로자 대비 월평균 59시간 더 일합니다. 늘 졸음운전 위험에 시달리는 겁니다.

[○○운수 노동조합장 : 잠을 자고 싶다, 버스 운행을 중단시키지 않기 위해 도와주는 것도 한계가 온다, 너무 힘들다, 이런 얘기가 너무 현장에서 많이 나오고 있고.]

영업용 차량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근로시간 상한과 휴식시간 보장을 약속했지만, 기사들은 최소 휴식 시간 보장 같은 지금 있는 규정부터 잘 지켜지도록 관리 감독을 엄격히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이찬수, 영상편집 : 오영택)   

▶ "쉬면 손해라" 휴게실은 '그림의 떡'…졸음운전 대책 없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