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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빅토르 안' 안현수가 어깨에 새긴 두 개의 국기

[취재파일] '빅토르 안' 안현수가 어깨에 새긴 두 개의 국기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스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선수가 최근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돌아갔습니다.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모교인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에서 2주간 훈련했는데, 국내 언론과 오랜만에 인터뷰도 하고, 아내 우나리 씨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안현수 선수는 내년 평창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7살이던 2002년 솔트레이크(미국) 대회 때 처음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이탈리아) 올림픽 3관왕에 올랐고, 2010년 밴쿠버(캐나다) 올림픽 때는 무릎 부상 여파로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2011년에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소치 올림픽에서 다시 3관왕(500m와 1,000m, 그리고 5,000m 계주 금메달)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33살에 맞는 평창올림픽은 안현수의 4번째 올림픽 무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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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는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감회를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소치 때는 그냥 제가 올림픽에 다시 나갈 수 있다는 자체가 굉장히 기분이 좋았고 기뻤어요. 이번에는 마음가짐이 좀 다른 것 같아요. 평창 올림픽은 저한테도 고향인 곳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감회가 무척 새로워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뛴다는 것 자체가 선수로서 굉장히 큰 영광이기 때문에 저 또한 자부심도 느끼고 굉장히 영광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더 운동을 하게 된 계기도 이 부분에 있는 것 같아요. 올림픽을 평창에서 하기 때문에." 

안현수의 몸에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문신들이 있습니다. 등에는 오륜마크와 함께 러시아어로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글귀를, 왼쪽 옆구리에는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초심을 잊지 않고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이라는 한자성어를 새겼습니다.

러시아로 귀화한 뒤 소치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시간도 많았는데, 올림픽 무대에서 반드시 부활하겠다는 결의와 처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새긴 문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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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의 글귀처럼 안현수는 소치올림픽 3관왕에 오르며 러시아의 '스포츠 영웅'이 됐습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안현수가 어깨에 두른 국기가 태극기가 아닌 러시아 국기라는 사실이 많이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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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는 2년 전인 2015년에 오른쪽 어깨에 새로운 문신을 새겼습니다. 태극기와 러시아 국기가 함께 새겨진 문신으로, 두 개의 국기 아래서 빙판을 질주하는 모습입니다. 안현수는 문신을 언제 새겼는지 얘기했을 뿐 그 문신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좌절했던 자신에게 기회를 준 새로운 조국 러시아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태어나고 자란 모국, 대한민국에 대한 그리움이 함께 담겨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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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선수가 제공한 사진
모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점 말고도 안현수에게 평창올림픽이 더욱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1년 8개월 된 딸 제인 양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 바램이 있다면 그냥 아빠가 어떤 운동선수였고, 이런 것만 기억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는 아빠가 경기하는 모습을 딸이 실제로 경기장에서 볼 수 있고, 그런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기쁘고 행복할 것 같아요."
안현수 선수 인스타그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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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조국을 품고 두 개의 국기를 몸에 새긴 빅토르 안, 안현수. 치열하게 빙판을 달려온 그의 4번째이자 사실상 마지막이 될 올림픽 무대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펼쳐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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