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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서울 도봉구 점령한 징그러운 곤충의 정체는?

서울 도봉구의 밤거리 좀 보시죠. 사람들이 길바닥을 보면서 무언가를 자꾸 피해 다니고 있습니다.

이 동네에 살면서 이렇게 무서운 건 처음 본다는 주민도 있었는데요, 도로나 건물 등에 수도 없이 붙어 있다고 하는데, 크기도 어른 손가락 하나 만큼이나 꽤 크고 색깔도 짙은 고동색이어서 바퀴벌레인가 했더니, 징그러운 이 곤충은 바로 '하늘소' 였습니다.

다리도 여러 개고 더듬이도 아주 길죠. 그리고 날아 다니기도 합니다. 일명 '미끈이 하늘소'라 불리는데요, 7월 중순부터 도봉구의 밤거리를 점령해 버렸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하늘소가 많고, 창문은 열 엄두도 못내고, 하늘소에 물린 주민도 있다는데, 갑자기 왜 한 달 전부터 이렇게 많아진 걸까요.

전문가에 따르면 하늘소가 살기 좋아하는 참나무가 도봉구 근처에 많다고 합니다. 최근에 참나무의 생장이 빨라져 그 수액을 빨아 먹기 위해 하늘소가 자연스럽게 모여든 거라고요.

그리고 몇 년 동안 계속된 이상 기온도 한몫했습니다. 폭염으로 약해진 참나무가 하늘소에겐 좋은 산란처가 됐고, 최근 2-3년 사이 여기서 유충들이 급성장해 개체 수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런가 하면 하늘소는 달빛을 따라 다니면서 짝짓기를 밤에 하는데 장마철에 달빛이 잘 안보이다 보고 숲은 너무 어두워서 밤에 불빛이 밝은 도심으로 내려오게 된 겁니다.

하지만 하늘소는 성충으로서의 수명이 몇 주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으면 다 죽고,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은 끼치진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봉구의 여름밤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하늘소, 무턱대고 미워할 수 없는 사연이 있었네요. 내년엔 도심보다 숲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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