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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스팔트에서 얼음으로' 루지 평창 신화 꿈꾼다!

폭염에도 얼음 트랙 위에서 스타트 훈련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

작성 2017.08.08 10:01 조회 재생수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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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아스팔트에서 얼음으로 루지 평창 신화 꿈꾼다!
실내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루지 대표팀요즈음 가마솥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루지 대표팀은 추운 곳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평창 슬라이딩센터 안에 있는 '실내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에서 스타트 훈련에 한창입니다. 바깥은 그야말로 푹푹 찌는 한여름이지만, 훈련장 안은 냉기가 감도는 겨울입니다.

냉각장치를 가동해서 실내 온도는 냉장고와 같은 영상 4~5℃로 맞췄고, 트랙은 영하 7~10℃로 꽁꽁 얼렸습니다. 따라서 훈련장 안과 밖은 말 그대로 '냉탕과 열탕'만큼 극과 극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추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반팔 셔츠만 입고 취재를 갔던 저는 안에서 10분 이상 버티기가 어려워 결국 선수들의 점퍼를 빌려 입어야 했습니다.루지 트랙(왼쪽), 봅슬레이-스켈레톤 트랙(오른쪽)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의 냉각장치아이스 스타트 훈련장 실내 온도 영상 5℃트랙 온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현수막선수들은 추위를 느낄 겨를도 없이 반복해서 얼음 트랙 위를 질주했습니다. 지난해 7월 완공된 실내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은 실제 평창 올림픽 트랙의 스타트 구간과 똑같이 설계됐습니다. 스타트 구간의 경사와 길이를 똑같이 만들어 그대로 옮겨놓은 것입니다. 덕분에 선수들은 실제 경기 때와 똑같은 조건과 환경에서 스타트 훈련을 하고, 기록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 동작을 영상에 담아 분석하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여자 루지 국가대표 성은령은 "거의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되어 이번 겨울 시즌을 준비하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루지는 양손에 스파이크가 박힌 장갑을 착용하고 출발할 때 얼음을 지치는 동작이 매우 중요한데, 성은령은 "고무바닥이나 아스팔트를 지칠 때와 얼음을 지칠 때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며 이런 면에서도 지금은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루지 종목에서 스타트 기록은 최종 결과의 50% 정도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도 요즈음 같은 하계 비시즌에는 스타트 기록 향상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전체 트랙의 얼음을 얼리기가 불가능해 주행 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들 스타트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던 루지 대표팀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던 루지 대표팀우리 루지 대표팀은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만들어지기 전인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에는 고무바닥으로 된 스타트 훈련장과 아스팔트 도로를 오가며 훈련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얼음 위가 아니다 보니까 실전 감각을 익히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도로와 마찰 때문에 화상과 찰과상으로 선수들의 팔과 다리는 늘 상처투성이였습니다.

남자 루지 국가대표 박진용은 "예전에는 롤러 바퀴가 달린 썰매로 훈련하다 보니까 겨울에 시즌이 시작되면 얼음에 적응하기가 어려워 많이 헤맸다"면서 "지금은 외국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훈련할 수 있어 격차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우리에게도 첨단 훈련장에 생겨서 정말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루지 세계 최강국인 독일에서 귀화한 여자 대표 선수 아일린 프리쉐는 "독일에는 쾨닉세와 오버호프 등 2곳에 이같은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이 있는데, 평창도 시설 면에서 그에 못지않게 뛰어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처럼 루지 대표팀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환경에서 어느 때보다 충실히 여름 훈련을 소화하며 오는 11월 시작될 올림픽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루지 대표팀은 평창 슬라이딩센터 본 트랙의 얼음을 얼리는 다음 달 말까지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에서 스타트 기록 향상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실전과 똑같은 얼음 트랙 훈련을 통해 스타트 기록을 단축하고, 본 트랙에서 집중적인 주행 훈련을 통해 홈 이점을 극대화한다면 내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이라는 신화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같은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도 캐나다 캘거리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28일 귀국한 뒤 휴가를 보내고 어제(7일)부터 평창 아이스 스타트 훈련장에서 다시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루지 대표팀과는 시간을 나눠서 훈련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썰매 대표팀이 평창 올림픽을 위해 만든 첨단 훈련 시설을 십분 활용해 여름 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것이 올림픽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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