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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방관에 '독박 육아'…"둘째는 꿈도 못 꿔요"

<앵커>

인구 절벽의 실태와 대안을 알아보는 연중 기획 '아이낳고 싶은 대한민국'. SBS는 매 주말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달 주제는 출산과 육아의 짐을 엄마, 아내에게만 지운다는 뜻에서 흔히 말하는 '독박 육아'입니다.

아빠는 여전히 육아 방관자에 머무는 현실을 노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도 엄마는 한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아이에게 간식을 먹이고, 미끄럼틀도 태워주고, 때맞춰 기저귀도 갈아줘야 합니다.

저녁밥을 지으러 잠깐 부엌에 간 사이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결국 아이를 안고 음식을 조리합니다.

밤늦게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온종일 혼자 아이를 돌봐야 하다 보니 둘째 출산은 꿈도 못 꿉니다.

[이은호/1살 아이 엄마 : 임신해서 제 몸이 더 무겁고 힘들 때 이 아이를 또 봐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왜 눈물이 나지…. 그렇게 생각하면 키우기 힘들것 같아요.]

육아 휴직한 지 거의 1년, 이젠 직장으로 되돌아갈 자신감도 잃었습니다.

[하원 도우미를 쓸지 아니면 친정에 맡길지 뭐 그런 고민을 또 해야하니까….]

전문기관에 의뢰해 SNS 등에 올라와 있는 육아와 관련된 글 84억 개를 분석했습니다.

육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는 '독박 육아'였습니다. 언급량을 보면 2015년 20위였는데 지난해 11위, 올해는 9위까지 올라왔습니다.

또, 육아와 관련된 감성 단어는 1위가 '힘들다', 2위가 '독박육아'였고 '스트레스'와 '고민'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육아 방관자'라는 얘기입니다. 오죽하면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라는 책까지 나왔을까요?

그만큼, '독박'이 아닌 남편과 함께 하는 육아가 여성에겐 간절한 겁니다.

[이여정/서울 목동 : (출산 후)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는 많이 힘든 시기 잖아요. (아빠도) 엄마들하고 좀 동일하게 출산휴가라도 있으면….]

[오승연/서울 목동 : 적어도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는 뭐 한두 시간이라도 퇴근을 조금 더 일찍 할 수 있게 해 준다든가….]

독박 육아의 고통이 심해질수록 둘째 출산은 먼 나라 얘기입니다.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신동환, 영상편집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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