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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온도 재보니 '60도'…폭염·열대야에 주민들 신음

<앵커>

오늘(4일) 폭염경보가 전국 대부분 지방에 내려졌습니다. 내일은 더 덥다는데, 무더위를 피하지 못하고 오롯이 견뎌내야만 하는 곳이 많습니다.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모여 만들어졌던 부산의 한 마을에 송인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가파른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낡은 집들. 760여 가구, 2만 2천 주민이 사는 호천 마을입니다.

지열 탓에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한 집 안에 들어가 봤습니다.

입구부터 후끈후끈한 열기가 느껴집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재보니, 주방 창 주변이 온통 붉은색으로, 60도 가까이 됩니다.

지금 시간은 오후 5시가 다 돼 가고 있는데요, 실내 온도는 현재 34.3도, 습도는 거의 7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외부 습도보다 거의 2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5분도 채 안 돼 땀이 줄줄 흐릅니다.

[김순덕/(70세) 마을 주민 : 낮에 집에는 더워서 못 있고, 여기 나가면 노인정 있거든요.]

어린 세 자녀를 키우느라 집밖에 나가지 못하는 30대 엄마. 엄마도, 등에 업힌 아이도, 온통 땀 범벅입니다.

[30대 엄마/마을 주민 : (애들이) 조금 힘들어는 하죠, 더워서. 자다가 울거나 보채거나 하면 잠을 거의 못 자는 편이죠.]

밤 10시, 처음 방문한 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콘크리트 벽이 복사열을 내뿜어 실내는 여전히 30도에 육박하고, 습도도 70% 그대로입니다.

[김순덕/(70세) 마을 주민 : 화장실이 제일 불편하거든요. 옛날 화장실이라서요. 푹 못 자요. 한 시간 정도 자나 모르겠어요.]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부쩍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조경자/(72세) 호천마을 행복한동행단 회장 : 정말 작년부터 많이 더워졌죠. 하늘에서 불이 둥둥 떠다니나 싶을 정도로요.]

하루하루 삶의 무게도 버거운 주민들에게 폭염과 열대야는 감당하기 어려운 이중고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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