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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태풍 '노루' 일본으로…동해안 남해안은 여전히 위험

공항진 기자 zero@sbs.co.kr

작성 2017.08.04 13:55 수정 2017.08.04 14:37 조회 재생수76,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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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5호 태풍 '노루'의 진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제(3일) 아침의 예상보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시간대가 빨라지고 있고, 태풍이 이동하는 길도 일본 쪽으로 치우치고 있습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태풍입니다.

오전 9시 현재 태풍 '노루'는 일본 규슈 남쪽 먼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를 기준으로 하면 동북동쪽 약 450km부근 해상이죠. 중심기압이 955헥토파스칼의 강한 소형태풍으로 중심부근 최대풍속은 시속 144km에 이릅니다. 힘이 아직 무시무시한 태풍이죠.

태풍은 여전히 혈기가 왕성합니다. 태풍이 이동하는 바다 온도가 높아서 태풍이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하기 때문인데, 내일 오전에는 최대풍속이 시속 162km로 증가하면서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고, 모레 아침에는 크기가 중형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5호 태풍 '노루' 예상진로 (8월 4일 10시 현재)태풍 '노루'는 토요일 오전 진행방향을 북쪽으로 튼 다음, 일요일 오전에는 방향을 북동쪽으로 더 틀어 일본 규슈 서부해안으로 향하겠습니다. 이후 월요일 오전에 규슈 북부내륙을 관통한 뒤 화요일에는 독도 동쪽 바다로 진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는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돼 태풍 '노루'의 진로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고 할 수 있는데요, 태풍이 예상 진로를 따라 이동할 경우 우리나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게 되겠지만 일본 규슈지방은 심한 타격이 불가피해보입니다.

태풍이 당초 예상보다 동쪽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워낙 세력이 강한 태풍이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서울을 비롯한 중부의 서쪽지방은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겠지만 태풍과 가까운 제주도와 강원영동, 영남지방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제주도 남쪽 먼 바다에는 이미 풍랑주의보가 내려졌고 토요일 오후에는 풍랑특보가 태풍특보로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도 해안에는 오늘부터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것으로 보여 해안가 안전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동해안과 남해안의 피서객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일요일 밤부터 파도가 거세지고 월요일은 강한 비바람이 종일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강한 남동풍 때문에 비구름이 크게 발달할 경우 집중호우의 가능성도 커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실 영남에 사는 분들 가운데는 태풍이 피해를 주지 않을 만큼만 비를 뿌리고 지났으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남부의 가뭄이 심각하거든요, 실제로 중부지방은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이 616.6mm로 평년의 89%까지 회복됐지만, 남부는 평년의 56%로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어서죠. 하지만 섣부른 기대보다는 철저한 대비가 먼저입니다.
태풍 노루태풍이 폭염을 몰고 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늘도 전국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면서 가마솥더위가 이어지고, 일부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져 있는데 태풍이 지나면서 폭염의 기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태풍 '노루'가 동쪽으로 방향을 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북서쪽에서 상대적으로 선선한 공기가 확장하기 때문인데 이 공기의 영향으로 35도를 오르내리던 기온이 월요일부터 31~32도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온 변화는 2~3도에 불과하지만 느끼는 정도는 그 이상일 듯합니다.

열대야도 점차 누그러질 가능성이 큰데, 다음 주 중반 이후에는 아침 최저기온이 대부분 지방에서 25도 이하로 내려가 잠을 이루는데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태풍이 온다고 모든 주말 계획을 멈추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 강원영서와 충청지방은 상대적으로 태풍의 영향권에서 멀리 있는 만큼 평소보다 조금 경계를 강화하는 수준에서 주말 또는 휴가를 즐기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