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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병 굴레 벗어나나…인간 배아에서 유전자 조작 성공

<앵커>

부모가 유전병을 앓고 있으면 자식들이 어쩔 수 없이 그 병을 물려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미 공동 연구팀이 임신 8주 이전에 배아에서 이런 나쁜 유전자만 골라서 잘라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전병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겁니다.

정구희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기초과학연구원과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공동 연구팀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는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배아에서 유전자를 교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배아에서 심장병의 한 종류인 '비후성 심근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정상 유전자로 만든 겁니다.

연구팀은 배아가 자궁 착상 전 단계인 배반포까지 이상 없이 자랐으며 정확하게 치료하려는 유전자만 교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연구한 비후성 심근증은 500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비교적 흔한 유전 질환으로, 부모 중 한 명에게 이 질환이 있으면 자식에게 50% 확률로 유전됩니다.

심장벽이 남들보다 두꺼워 심한 운동을 할 때 혈액공급에 문제가 생겨 사망까지 할 수 있는 병입니다.

[김진수/기초과학연구원 단장 (서울대 겸임 교수) : 비후성 심근증의 경우에도 그 심장벽을 외과적으로 도려내서 치료할 수는 있는데, 유전자 가위로 배아에서 수술하게 되면 대대손손 고쳐지는 것이죠.]

연구팀은 이 기술이 심장 질환뿐만 아니라 다른 유전질환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건 '맞춤형 아기' 같은 윤리적 문제가 있어 국내에서 법으로 금지됐기 때문에 유전자 가위는 한국 연구팀이 만들고 배아 유전자 교정은 미국 연구팀이 진행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유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근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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