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pick] '왁싱샵 살인 사건' BJ 사과에도 비난…누리꾼 "선정적인 방송 탓"

홀로 일하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른바 '왁싱샵 살인사건'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1인 인터넷 방송의 선정성에 대한 누리꾼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왁싱샵 살인사건'이란 서울 강남구의 한 왁싱 업소에서 일하던 여성 신 모 씨가 31살 남성 배 모 씨에게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배 씨는 인터넷 방송인 아프리카 TV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1인 방송인(이하 BJ) A씨의 방송을 보고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배 씨가 지난달 5일 저녁 8시 20분쯤 피해자의 왁싱 업소에 미리 예약을 한 뒤 손님으로 가장해 신 씨를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배 씨는 지난 3월 BJ A씨가 가게에서 왁싱 시술을 받는 동영상을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 씨는 BJ A씨의 방송을 보고 신 씨가 인적이 드문 주택가의 작은 왁싱 업소에서 홀로 일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후 신 씨를 범행 대상으로 잡은 뒤 살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배 씨는 신 씨에게서 40분 동안 왁싱 시술을 받은 뒤 미리 준비해간 흉기로 피해자를 찌르고 성폭행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습니다.
 
BJ A씨는 사건이 알려지자 지난 31일 자신의 1인 방송을 통해 피해자에게 애도를 표시했습니다.
 
A씨는 "제가 법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방송이 도움을 줬고 저도 홍보를 해줬던 분이 안 좋은 일로 돌아가셔서 마음이 안타깝다. 애도를 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3월에 유튜브 10만 구독자 돌파 미션으로 브라질리언 왁싱 미션이 걸렸다. 인터넷을 검색을 했고 여러 군데 전화를 해서 촬영이 되는 곳을 알아봤다"고 피해자의 왁싱 업소에서 촬영을 하게 된 경위를 밝혔습니다.

A씨는 "(피해자의 가게에서) 겸사겸사 홍보해드리는 조건으로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촬영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지난 3월 자신의 방송에서 피해자 신 씨의 왁싱 업소를 소개하며 실제로 직접 제모를 받으면서 방송을 했습니다.
 
당시 A씨의 인터넷 방송에는 피해자의 얼굴이 모자이크나 여과 없이 공개됐고 홀로 왁싱 업소를 운영한다는 정보도 그대로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습니다.  A씨는 "(나는) 범죄자들이 영상을 보고 범죄를 저지르라면서 방송을 하는 BJ가 아니다. 의도치 않게 제 영상을 범죄자가 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떠나 도의적으로 심적으로 안타깝다는 위로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 고인의 명복을 빌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러나 BJ A씨가 왁싱을 받는 과정을 방송으로 보도하는 과정에서 선정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왁싱을 받던 BJ A씨가 발기를 의미하는 "섰다"라는 단어를 자신의 방송에 자막으로 내보내는 등 선정적인 홍보를 서슴지 않았다는 겁니다.
 
몇몇 누리꾼은 "BJ A씨의 방송에 안 나왔다면 살해당할 일 없었다" "범죄를 유도하지는 않았지만 자극적으로 왁싱샵 홍보하지 않았나" "왁싱 받으면서 섰다느니 그런 표현은 왜 했냐"며 BJ A씨를 비난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피해자가 홍보 차원에서 합의하고 방송을 하기로 했다고 하더라도 성적으로 대상화되겠다는 것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방송 내내 성적인 댓글들이 달렸는데 제재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의 생전 모습이 담긴 BJ A씨의 1인 방송 영상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입니다. 이번 살인 사건이 1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 때처럼 '여혐살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왁싱샵여혐살인사건'이라는 해시태그까지 등장했고 '아프리카 TV 여혐살인 공론화 시위' 모임은 오는 주말인 6일 서울 강남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 출처 = BJ A씨 유튜브 캡쳐, 왁싱남 여혐살인 공론화 시위 트위터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