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병원조차 갈 수 없는 가정이 100만 가구를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직접 찾아가 돌봐주는 '방문 건강관리 사업'이 시행된 지도 10년이 지났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방문 건강관리 사업이 무엇인지, 방문 간호사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 취약계층 살리는 '방문 건강관리 사업'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방문 건강관리 사업'은 빈곤, 질병, 장애, 고령 등 건강위험요인이 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을 전문인력이 직접 찾아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서울 지역에서는 방문간호사가 사회복지사와 한 팀을 이뤄 다닙니다.
건강관리 서비스를 위해 방문하는 간호사들은 "자식보다 낫다"는 말을 들을 만큼 취약계층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명암이 엇갈립니다. 사회복지사는 모두 정규직이지만 전국의 방문간호사 2,216명은 모두 비정규직입니다.
한 방문 간호사는 8년간 같은 일을 해왔지만, 고용형태는 계속 바뀌었습니다. 기간제 공무원으로 방문 간호사 일을 시작했지만,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2년 뒤 개인사업자로 변경해 다시 계약을 맺었습니다. 5년 차부터는 위탁업체 소속 노동자로 근무해왔습니다.
"연말이 되면 해고 통지서를 받고, 또 1월 2일 자로 계약서를 다시 쓰고. 이런 걸 제가 거의 7, 8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죠."
■ 홀로 400가구 담당하지만, 월급은 간호 공무원의 60%에 불과
특히 지방에서 근무하는 방문 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사회복지사 없이 혼자 수백 가구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홀로 400가구를 방문하는 방문 간호사 주향숙 씨는 보일러, 전기 문제 등 사회복지사가 확인해야 할 부분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방문 간호사의 월급은 수당을 다 합쳐도 일반 간호 공무원의 60% 정도에 불과합니다. 업무 중 재해가 생겨도 보상받기 어렵습니다. 추가 근무에 따른 보상은 고사하고 사비를 써야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방문 간호사]
"퇴근하는 길에 전화가 왔어요. 대상자가 자살 시도해서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택시비를 사용했으니까 영수증을 제출했는데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 없을 것 같다고 그러시더라고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돕고 있지만, 정작 처우 사각지대에 놓인 방문 간호사들.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위해 방문 간호사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