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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그래도 프랜차이즈 해야 한다면…이것만은 꼭 살펴라"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방송일시 : 2017년 7월 29일 (토)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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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사회자:

경제브리핑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이 소장님 어서 오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지난주에 충격적인 소식 하나 있었습니다. 국내 커피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 승승장구 했던 1세대 커피왕으로 불렸던 분이죠. 강훈 대표의 극단적인 선택, 참 안타까운 소식이었는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사실 커피 프랜차이즈 1세대로 대표되죠. KH컴퍼니의 강훈 대표가 정말 비극적인 선택을 했는데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사실 강 대표는 할리스 커피라는 토종 커피 브랜드, 카페베네와 같은 전문 브랜드를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프랜차이즈 1세대 성공 신화로 불렸습니다.

사실 일반 샐러리맨으로 출발을 했거든요, 출발은. 강 대표는 1992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를 해서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는 TF팀의 일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커피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근데 1998년 IMF 당시 독립을 합니다. 독립해서 국내 첫 커피 전문점 할리스커피를 오픈해서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이후에는 카페베네 300호점까지 오픈하면서 명실상부하게 샐러리맨의 신화를 창조했습니다.

이 당시 업계에서는 '그래 이제 국내 토종 커피 전문점이 드디어 해외 공룡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를 이겼다.' 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2010년이었습니다. 카페베네를 떠나서 독자적으로 자기 브랜드 '망고식스'라는 새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는데요. 이때부터 위기가 시작이 됐습니다. 당시는 이미 커피 전문점이 포화 상태였거든요. 근데 강 대표가 무리하게 확장했고 부채가 계속 늘었습니다. 2015년부터 적자가 지속이 되다 보니까 지난해에만 점포 60곳을 폐점한 겁니다.

결국 이달 중순에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임직원 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임금, 대금 지급을 못할 정도로 경영난이 악화됐고요. 금전문제로 회사운영이 어려워지니까 임직원들한테 처지를 비관하는 문자까지 보내는 등 무리한 사업 확장이 강 대표를 벼랑 끝으로 내몬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뉴욕에 문을 열었던 카페베네를 보면서 상당히 뿌듯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좀 안타깝네요. 말씀 듣고 나면 망고식스를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지금 망고식스 외에도 주스식스 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망고식스가 한 100여개, 그리고 주스식스는 한 220여 개니까 모두 한 300개가 넘는 가맹점들이 있습니다. 근데 이들은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데요. 지금 외주업체,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지급도 불투명해졌죠. 이미 본사직원은 2-3명 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표 사망과 기업회생신청 등 경영악화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맹점주가 폐업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요. 특히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난해부터 본사로부터의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스스로 제품 원료를 조달하고요. 대부분의 물류 지급이 안 돼서 사실상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건데요. 특히 이러다보니까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본사에 납품했던 가맹비나 보증금 이거 돌려받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회생결정, 회생개시결정을 받아낼 지도 불투명합니다.

오너가 사망하면서 2015년, 2016년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해서 자본을 까먹은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업계에서는 출자전환이나 직영점으로 전환하는 방법, 아니면 타사로 매각하는 방법 등이 거론이 되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는데요. 때문에 적지 않은 가맹사업자가 폐업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브랜드로 이탈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이게 민사소송으로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하겠네요. 근데 이번 일은 참 안타깝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영업 구조,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문제를 다시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사건이 된 것 같아요. 우리나라 커피 전문점 수가 치킨집이나 편의점보다도 더 많다면서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커피전문점의 수가 편의점 플러스 치킨집을 합한 수치보다도 많았습니다. 이미 포화상태라는 이야기인데요. 4월 기준 전국의 커피전문점이 9만 곳을 넘어섰습니다. 3년 새 두 배 넘게 늘었는데요. 이렇게 커피전문점이 늘다보니까 생존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기가 많은 곳은 장사가 잘 되는 게 맞지만 나머지 커피전문점은 문을 닫는 곳도 많다는 겁니다. 시장이 이렇게 포화상태다 보니까 커피전문점의 1년 이상 생존율은 55%에 불과합니다. 새로 문을 연 커피전문점 절반이 1년도 안 돼 문을 닫는다는 건데요. 강 대표와 함께 2013년까지 국내 최다점포를 보유했던 카페베네라는 김선권 창업주도 경영난 때문에 2015년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가맹점이 폐업을 하면 본사도 어렵겠지만 가맹점은 더 어렵겠죠. 이러다보니까 강 대표의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그동안 외형확장, 양적성장에만 몰두해 온 게 아니냐.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프랜차이즈 문제에 대해서는 공정위,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많이 내놓고 있는데. 이른바 오너 리스크로 가맹점들이 피해를 볼 경우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됐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이라던가, 미스터피자 회장의 갑질 논란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 몫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섰는데요. 이런 가맹본부의 부도덕한 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가맹점주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아예 계약서상에, 가맹 계약서상에 배상책임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고요. 만에 하나 오너 리스크로 가맹점주가 손해를 입었다, 이럴 경우에는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호식이방지법 도입이 추진이 됩니다.

또 미스터피자의 보복출점의 경우가 있었는데요.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도록 보복조치 금지제도도 마련이 됩니다. 만에 하나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면 최고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까지 도입이 되는데요. 긍정적 변화임이 분명합니다. 근데 이런 공정위가 내온 대책들 상당수, 호식이 방지법부터 시작을 해서 모두 국회통과가 필요한 법입니다. 법 개정 상황이 나타나야 국회통과 여부가 가장 중요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대책에서도 가맹본부의 위법상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 외에는 위법수위에 대해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빠진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공정위가 가맹본부의 갑질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검찰에 고발한 조치는 한 건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이 되고 있는데요. 물론 이제 수장이 바뀌었죠. 재벌의 저승사자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나선 만큼 이전보다는 가맹본부의 갑질이 좀 제재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그러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금 계류 중인 관련법 개정이 지속하게 이루어져야 하고요. 또 지속적인 프랜차이즈 업계의 감독, 모니터링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공정위의 이른바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도 그래서 계속 거론이 되나 봐요.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 입장에서 보면 그래도 여전히 퇴직자는 매년 쏟아지는 거고 자영업 수요는 있기 때문에 또 어쩔 수 없이 프랜차이즈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텐데 어떤 점에 유의를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습니다. 가맹점 가운데서도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목돈이 들긴 합니다만 특별한 기술 없이 본사의 매뉴얼대로 따르면 비교적 쉽게 장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너나없이 뛰어드는 겁니다. 그러나 국내 현실을 보게 되면 국내 영업점인 가맹본부가 4년 새 6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통계를 보게 되면 2015년 기준 가맹점이 하루 평균 114개가 생겨나는데요, 동시에 같은 날 66개가 문을 닫습니다. 그럼 프랜차이즈의 성공확률이 얼마나 되느냐. 억대 투자자금이 들었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해야 본전을 뽑고 생활이 가능할 텐데 우리나라에서 이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5,200여개 있는데요. 10년 이상 유지된 브랜드는 전체의 12.6%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절반 이상인 3개의 브랜드 가운데 2개의 브랜드는 5년이 안돼서 사라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난달 말 기준 가맹본부의 평균 가맹점 사업기간은 4년 8개월입니다. 5년이 채 미치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처음 프랜차이즈 선정할 때부터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데요. 특히 아이템이 중요합니다. 이게 유행성 아이템인지, 단발성 상품인지, 정말 10년 이상 롱런이 가능한 아이템인지를 심사숙고해야 되고요. 두 번째가 가맹본부가 튼튼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가맹점을 대거 모집한 이후에 한몫 챙기고 사라지는 사태가 비일비재하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한 마디로 돈만 모아서 사라진다는 거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먹튀죠. 한마디로. 또 무리한 수익률을 제시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창업하려는 기존 가게에 가서 몇 달간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장단점,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손익계산이 되는지 정말 사장님한테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최저임금까지 급격히 오르는 추세인 걸 감안하게 되면 손익 비용계산을 더욱 꼼꼼하게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퇴직금에다 은행 대출까지 받아서 창업에 나선 만큼 실패할 경우 빈털터리를 넘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사전에 꼼꼼하게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막상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의욕만 넘치고 성공사례만 자꾸 눈에 들어오고 그러니까 자꾸 그런 판단을 하게 된다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래서 본사에서 혹은 홈페이지 상에서 나와 있는 손익계산서는 맞지가 않습니다. 거기에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유혹하기 위해서 성공확률 100%인 매장 위주로 홍보를 하다 보니까 절대 그걸 믿지 마시고 주변에 있다면, 내가 한번 저걸 한번 해보고 싶다면 정말 가서 해보는 겁니다.

실례로 프랜차이즈 제빵의 경우에는 거의 아침 새벽 6시부터 1시까지 하거든요. 그러니까 하루 21시간 노동을 해야 되는 겁니다. 편의점은 24시간이고요. 그러면 자기 이외에 2-3명 이상의 인건비가 들어간다는 사실 꼭 계산을 하셔가지고 정말로 하루의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유동인구가 얼마이고 경쟁 상권에 나랑 비슷한 브랜드는 몇 개가 있는지를 꼭 꼼꼼하게 따져봐야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마지막 말씀은 굉장히 중요하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경제브리핑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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