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pick] "으악! 이 벌레 뭐야?"…서울 습격한 검은 벌레 떼의 정체

최근 서울 도봉구와 강북구 등 일부 지역에 낯선 벌레 떼가 출몰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 20일을 전후로 이 벌레 떼를 봤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긴 더듬이에 검지만 한 길이의 이 벌레는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생김새로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길 거리뿐만 아니라 동네 슈퍼마켓이나 인형뽑기방 등 실내에서도 벌레가 떼로 나타났다며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벌레를 특히 싫어하는 일부 누리꾼은 "길 걸을 때마다 신경 쓰인다.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다"라거나 "까치발로 벌레들을 피해 다녀야 한다"며 진저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어젯밤부터 벌레가 엄청 많이 출몰해서 대다수는 차에 깔려 죽고 날아다니다가 사람 얼굴에 달라붙고 난리 났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어느 집 남편은 천연기념물이라며 집에서 키우겠다고 몇 마리 잡아 갔다가 와이프한테 '등짝 스매싱'을 맞았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벌레가 근처 북한산과 도봉산에 서식하는 딱정벌레목 하늘소 과에 속하는 하늘소로 보고 있습니다.

보통 '미끈이 하늘소'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벌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장수하늘소와는 다르며 몸통이 5~6 센티미터에 더듬이까지 합하면 약 10 센티미터 정도의 길이입니다.

하늘소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나무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빨아 먹어 산림청에 해충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하늘소가 갑자기 도심에서 발견된 이유는 주 서식지인 산에서 갑자기 왕성하게 번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평년보다 폭염이 유달리 빨리 찾아온데다 이례적으로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하늘소의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늘소가 건강한 상태가 아닌 수명이 다해가는 나무에 서식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최근 중부 지역에 몰아친 병충해로 참나무 등 수목의 상태가 나빠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느닷없이 도심을 습격한 하늘소 떼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구청은 신고가 접수되는 대로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