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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나게 해준 문학…정신질환자들의 특별한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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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의사는 내가
정신질환자라고 했다.
‘조현병’

내 마음의 병을 처음 알게 된 건
2000년, 브라질에서 유학할 때였다.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았다.
이후 10년 동안…
 내 삶은 갈팡질팡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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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와 
작은 주간지의 기자가 됐지만,

반복적인 공황장애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그만두고
사과장수가 됐다.
사과 장사마저 관두고
모든 것을 포기한 2010년,

난 가족의 결정으로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6개월 만에 퇴원했지만
대인기피증이 심했던 나는
한동안 사회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정신장애인 주거시설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글에 관심이 많았기에 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시간을 보냈다.

글은 내게 위로가 됐고,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3년이 지났을 때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정신장애인 문학팀이 있는데 
한번 가보지 않을래요?”

속절없이 이유없이
밀려드는 후회와 자기성찰은
또 하나의 나를 만든다

나는 그렇게
미완성에서 완성을 향해 
한 발짝 내딛는다

-김미현  <또 다른 나를 찾아><button class= 이미지 확대하기
中 발췌 이 문학팀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의 병과 아픔을 나처럼 글로 극복하고 있었다. " data-captionyn="N" id="i201074102"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170724/201074102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이 문학팀과 함께 활동하며
나는 각종 백일장과
 문학대회에서
 11번이나 수상했다.
나와 똑같이 조현병을 겪고 있던 
김미현 씨의 시집은

한 E-북 사이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우리에게 위로가 돼 준 문학이
우리를 세상 밖으로 
나서게 해준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글을 쓰고 마음을 치유하며 세상과 소통했다.
“조현병 환자는 
사람 죽여도 된다며?”

- 정신질환자 A씨 체험수기 중 발췌




하지만 우리를 향한 
잘못된 왜곡과 편견들은 
여전했다.
난 이 편견을 깨기 위해 또 펜을 들었다. 

기자였던 경험을 살려 
특별한 신문을 창간하려 준비 중이다.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대변하고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을 신문이다.
우리의 목소리를 우리가 전한다는 슬로건에 걸맞게
함께 글을 쓰고 준비하는 사람 
8명 모두 정신질환자다.
이렇게 함께 스터디를 하며 
준비한 기간만 벌써 2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내년 1월 창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더 나은 정신질환자의 삶을 위해 
작은 힘을 보태려 한다. 
갈 길은 멀지만 오늘도 나는 행복하다.
2010년 조현병으로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강상원(가명)씨.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정신질환을 극복한 그는 현재 특별한 신문을 창간하려 준비중입니다. 바로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대변하고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을 신문입니다. 놀랍게도 이 신문에 참여하는 구성원 모두 정신질환자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내년 1월 창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획 하대석, 권재경/ 그래픽 김태화/ 제작지원 보건복지부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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