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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 너도나도 '길맥'…길거리 음주, 시민들 생각은?

<앵커>

요즘 밤에도 덥죠. 그래선지 도심 공원이나 야외에서 시원한 맥주 마시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맥주 마신다고 해서 '길맥'이란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쓰레기나 소음 때문에 길거리 음주에 반대하기도 합니다. 시민들의 생각을 <열린 마이크>에서 들어봤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내렸지만, 섭씨 25도가 넘는 열대야. 공원 잔디밭과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 술집을 마다하고, 밖으로 나온 이유는 다양합니다.

[김성우 / 서울 영등포구 : 잔디밭이나 탁 트인 곳으로 나오면 일상의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 같고.]

[정재성 / 서울 관악구 :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마시면 술도 안 취하는 것 같고.]

[김효선 / 서울 서대문구 : 학생이라 술집에서 먹는 것보다는 가격 부담이 적어서 좋고요.]

길에서 마시는 맥주, 이른바 '길맥'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거대한 야외 주점으로 변했던 이곳 도심 속 공원은 날이 밝은 뒤에야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공원 인근에 사는 주민 사이에선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안양희 / 서울 서대문구 : 쓰레기는 버리는 장소에 버리고, 화장실도 역이나 공원에 조성된 화장실을 이용하셨으면 좋겠고.]

[김용운 / 서울 서대문구 : 새벽이나 이럴 때 술을 많이 드신 분들이 시끄럽게 하고 고성방가도 하고.]

실제로 야외 음주·소란 행위 때문에 범칙금이 부과되는 건수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만 2만 건을 훌쩍 넘었습니다.

법적으로 야외 음주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습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4월,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김구현 / 서울시 시의원 : 공공의 안녕을 위해서 제한을 해줄 필요성이 있어서, '음주 청정구역'을 지정하고 이곳에서는 음주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겁니다.]

조례안대로 '음주 청정구역'이 지정되면 앞으론 대부분의 서울 도심 속 공원에서 술을 마실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벌써 지나친 규제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창익 / 인권연대 사무국장 : 자유로운 시민들의 삶에 행정력이 자꾸 개입하려 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팍팍한 일상 속 스트레스 해소법 가운데 하나가 된 길거리 맥주 '길맥', 이젠 여기에 주변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조금 더 더해진다면 어떨까요?

(영상취재 : 최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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