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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 故 임동준 살해 용의자 김형진 공개수배

'그것이알고싶다', 故 임동준 살해 용의자 김형진 공개수배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태국 파타야에서 故임동준 씨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 김형진을 공개수배했다.

지난 22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청춘의 덫-파타야 살인사건 미스터리’라는 부제로 지난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의 고급 리조트 주차장에서 발견된 25살 故임동준 씨를 둘러싼 진실을 다뤘다.

시신 발견 당시 임씨는 갈비뼈 7대와 앞니 4개가 부러지고 귀가 함몰, 손톱이 빠져있는 등 마치 고문을 당한 듯 참혹한 상태였다. 시신 부검 결과 갈비뼈가 부러지며 폐를 찔렀고, 결정적인 사망 이유는 뇌부종이었다.

그를 이토록 구타해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는 두 명. 태국 방콕에서 파타야까지 임씨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한 윤씨와 김형진이란 인물이었다. 사건 이후 김형진은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전화해 윤씨가 진범이라고 제보한 후 베트남으로 도주, 현재까지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용의자 윤씨는 태국 경찰에 자수했지만, 임씨를 때려 살해한 사람은 김형진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윤씨는 서로 상대방이 임씨를 죽인 범인이라고 엇갈려 주장했다. 마치 ‘이태원 살인사건’처럼 말이다.

출중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췄다는 임씨는 사망 두달 전 태국에 왔다. 임씨의 아버지는 회사를 잘 다니던 아들이 어느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고, 해외에 나갔다는 간단한 연락정도만 있었다고 전했다. 어느 나라에 갔는지 조차 말하지 않았던 아들. 아버지는 사망 소식을 들은 이후에야 아들이 머문 곳이 태국이란 것을 알았다.

죽은 임씨는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에 태국으로 출국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 수사결과, 임씨는 태국에 도착하자마자 김형진에게 여권을 뺏긴 채 감금당했고, 무자비한 폭행에 시달리며 불법 도박사이트 프로그래밍에 투입됐다.

김형진과 윤씨는 방콕의 고급 오피스텔에서 살았고 좋은 차를 몰았다. 세차장이나 식당 등 주변에서 이들을 본 사람들은 돈을 잘 쓰는 한국인으로 알고 있었다. 태국 경찰은 이들이 태국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했다. 김형진과 윤씨는 각각 전과 14, 15범으로, 특히 김형진은 성남국제마피아 조직원으로 국내에선 지명수배돼 있는 인물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마약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태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윤씨를 면회했다. 윤씨는 제작진에게 자신이 임씨를 죽이지 않았고, 김형진이 임씨가 중요한 정보를 빼돌렸다고 의심해서 때렸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사건 조사 당시 남씨라는 중요한 목격자가 있었다. 남씨는 김형진, 윤씨와 함께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직원으로, 두 사람이 임씨의 시신처리를 두고 싸우는 걸 봤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남씨는 사건 직후 김형진과 함께 베트남으로 출국했다가 홀로 한국에 돌아온 인물. 그가 진술하는 내용은 김형진에게만 유리한 것들이었다. 경찰은 남씨가 김형진이 시켜 경찰이 어떻게 나오는 지 알아보기 위해 자수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모든 전문가들은 임씨가 하룻밤의 폭행으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발견된 시신이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것은, 오래전 당한 폭행의 흔적으로 여겨졌다. 특히 사망원인인 뇌부종은 과거의 충격으로 인해 생긴 것일 수도 있었다. 또 임씨의 소변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됐는데, 이는 마약으로도 강력한 진동제로도 쓸 수 있는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이들이 함께 지냈던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은 임씨가 오랫동안 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입증했다. CCTV 영상 속 임씨는 사건 당일 이전부터 머리를 다친 듯 붕대를 감기도 풀기도, 거즈를 붙이기도 했다. 붕대를 푼 머리는 빡빡 깎은 상태였고 군데군데 상처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가 나아가야 하는데, 붕대를 풀었던 머리에 다시 다친 듯 붕대를 감기도 했다.

CCTV 영상 속 임씨는 김형진과 윤씨, 남씨 사이에서 두 손을 모으고 땅만 쳐다보며 잔뜩 주눅 들어있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김형진과 윤씨보다 서열이 낮은 것으로 보이는 남씨조차 임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임씨 사망 전,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소에서 도망쳐 나왔다며 태국 한국대사관을 찾아온 남성 A씨도 있었다. 웹디자이너라는 A씨는 감금돼 폭행을 당하며 불법 도박사이트 일을 해야했고, 자신과 함께 감금돼 있던 또 다른 프로그래머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가 바로 임씨였다. 프로그램을 빨리 개발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해왔다는 A씨는 천만다행으로 그들의 손아귀에서 도망쳐나왔지만, 임씨는 결국 주검으로 돌아왔다.

임씨는 김형진의 협박으로 엄청난 구타 속에서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전해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김형진은 한국에 있는 임씨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형진이 친구들에게 찾아서 보내라고 요구한 것이 있는데, 바로 임씨가 한국에서 쓰던 컴퓨터였다. 임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죽은 후 짐정리를 하는데 아들의 컴퓨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임씨의 컴퓨터에 어떤 흔적이 있길래 김형진이 찾으려 한 것인지, 그 컴퓨터는 결국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미스터리한 부분이다.

어릴 적부터 컴퓨터를 잘 다뤘다는 임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IT회사에 취업했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는 가족의 믿음과 달리, 그는 짧은 회사생활 이후 돈이 바닥나기 직전에 직면했다. 이런 임씨에게 800만원을 쥐어주며 태국에서의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안한 자가 바로 김형진이었다.

안타깝게 사망한 임씨의 사례처럼 청년들을 상대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현재까지도 각종 취업 게시판에 채용공고를 올리고 있다. 임씨의 죽음은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라기보다는, 취업난과 저임금 사이에서 기업화된 불법 도박 시장에 쉽게 유입되는 청년들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인터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의 협조를 통해 유력한 살인 용의자 김형진을 공개 수배했다. 하루빨리 김형진이 잡혀 죽은 임씨의 억울함이 풀리길 기대한다.

강선애 기자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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