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ADD의 수상한 소장 모집 공고…특정인 모시기?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7.07.22 10:13 수정 2017.07.22 19:1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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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과학연구소 전경

국방과학연구소 ADD는 우리나라 국방과학기술의 메카입니다. ADD 홈페이지의 인사말을 보면 “1970년 소총 한 자루 만들 수 없었던 국방과학기술의 불모지에 자주국방의 염원을 모아 국방과학연구소가 설립됐고 47년 동안 K-9 자주포, K-2 전차, 해성, 현무, 천궁, 현궁, 청상어, 군통신위성, KT-1 기본훈련기 등 세계적 수준의 무기체계와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돼있습니다. 자주국방의 상징과도 같은 곳입니다.

이런 ADD의 소장의 임무는 막중합니다. 국산 무기 개발의 총책입니다. ADD는 임기를 다한 김인호 소장을 대신할 신임 소장을 찾기 위해 그제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이전과 다른 ADD 소장 응시 자격 조건이 내걸려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ADD가 공고한 소장의 응시 자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예비역 영관급 이상 장교로서 학식과 덕망을 갖춘 자로 국방정책 관련 부서 유경험자
2. 국방부 고위공무원급으로 무기체계 획득분야 및 국방과학기술분야에 5년 이상 근무한 자
3. 과학기술분야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 이상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자
4. 방위산업체(종업원 1,000명 이상 또는 자본금 1,000억원 이상)에서 이사급 이상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자

ADD 소장을 하고 싶은 사람은 위 4가지 조항 중 1가지에는 해당돼야 합니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1번 ‘예비역 영관급 이상 장교’입니다. 이전까지는 ‘예비역 장성’이었습니다. 군은 ADD 소장의 문호를 넓혀 널리 인재를 구하고자 한다고 주장하지만 신임 국방부 장관의 측근을 ADD 소장으로 앉히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있습니다.관련 사진● 꼼수냐 문호개방이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장관 후보자 신분이었을 때부터 국방부 안팎에서는 송 장관의 유력 측근들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이 가운데 방위사업청 출신의 예비역 육군 대령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됐습니다. 송영무 장관 체제가 되면 공신으로서 중책을 맡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임기를 다한 ADD 김인호 소장 후임을 모집하면서 이전까지 ADD 소장의 1번 자격 조건을 ‘예비역 장성’에서 ‘예비역 영관급 이상 장교’로 낮춘 것입니다. ADD 소장 자격 조건 변경은 ADD가 아니라 소장 제청권을 가진 국방부의 장군 인사 담당 부서가 시행했습니다. 국방부는 “인재 풀을 넓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ADD에서도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대령 출신 소장과 장군 출신 소장의 힘은 엄연히 다르다”며 “대령 출신 소장이라면 타 기관과의 협력,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ADD의 다른 관계자는 “ADD의 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 꼼수인 이유…“군 출신 관련 조항만 손봤다”

국방부 설명은 “널리 인재를 구하기 위해 영관급 이상 장교에게 문호를 개방했다”입니다. 그럼 왜 2, 3, 4번 조항은 그대로 뒀을까요? 2번 국방부 고위공무원급은 국방부 과장급으로, 3번 정부산하연구소 책임연구원 10년 이상은 선임연구원 15년으로, 3번 방위산업체 이사급 5년 이상은 부장급 10년 이상으로 문호를 넓혔다면 장성급을 영관급으로 낮춘 조치가 이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국방부는 오로지 군 출신 조항만 손 봤습니다. ADD 소장 자격 조건이 군 출신만 확 완화돼 이가 빠진 듯 엉성해졌습니다. 특정인을 위해 규정을 바꿨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습니다. ADD 소장에 특정인을 앉히고 싶다면 윤석렬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할 때처럼 당당하게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고검장급이었던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으로 환원한다"고 선언하면 됩니다. 괜한 구설수에 휘말릴, 얕은 수로 특정인을 밀면 탈이 날 뿐입니다.

검찰의 대대적인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신임 대표로는 과거 진보 정권의 핵심인물이 내정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온 나라를 뒤흔든 대형 사고를 치고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인데도 업계와 군에서는 그의 KAI 대표 임명을 기정사실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인사가 군 쪽으로 와서는 파격을 넘어 기형의 행태를 언뜻언뜻 비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