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장훈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류준열에 대해 "잘 생긴 것 같다. 볼수록 더 그렇다"고 운을 뗐다.
장훈 감독은 "류준열 씨는 '택시운전사'에서 1980년대 광주의 대학생처럼 보이는 패션과 헤어 스타일 등을 소화했어야 했는데 그 시절 사진 속에서 본 대학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게다가 소년 같은 느낌도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태도도 높게 평가했다. 장훈 감독은 "준열 씨를 만났을 때 가장 좋았던 게 강박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배우라면 으레 '연기를 더 잘해야 해',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에 자기를 괴롭히기 마련인데 그런 게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더 잘하고자 해서 자기를 괴롭히기보다는 모르는 것에 대해 오픈해서 물어보고, 자신이 이해한 것에 대해 발전시키려는 태도가 참 좋았다. 게다가 아주 성실하다"고 덧붙였다.
'택시운전사' 촬영 현장에서 류준열과 가장 스킨십이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훈 감독은 "현장에서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배우였다. 궁금증도 많고, 배우려는 자세도 좋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야말로 스펀지같은 배우다. 어디까지 성장할까 개인적으로도 궁금해진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4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스크린에 데뷔한 류준열은 올 초 개봉한 '더 킹'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이어 '택시운전사'에서는 정감넘치는 서민의 모습을 보여주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특히 송강호, 유해진, 토마 스레취만 등 베테랑 배우들과의 호흡에서도 튀거나 부족함 없이 녹아들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장훈 감독은 전작 '고지전'(2011)에서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이제훈을 기용해 탁월한 디렉팅으로 눈부신 열연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류준열의 재능을 폭넓게 활용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고, 팬들에게도 선물같은 순간을 선사한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