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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남북의 동상이몽…접점은 어디까지일까?

안정식 기자 cs7922@sbs.co.kr

작성 2017.07.18 09:23 수정 2017.07.18 10:34 조회 재생수1,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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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남북의 동상이몽…접점은 어디까지일까?
정부가 북한에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안했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화를 향한 적극적인 조치’이다. 북한이 문 대통령의 베를린구상에 대해 ‘잠꼬대 같은 궤변’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반응을 낙관할 수는 없지만, 대남 전략 차원에서 우리측 회담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북한이 우리 측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어떤 이유일까? 북한이 지금까지 내놓은 반응을 보면 우리측 베를린구상에 호응하는 차원은 아닐 것 같다. 북한이 지난 15일 노동신문을 통해 내놓은 반응을 보면, 북한은 문 대통령의 ‘대화와 제재 병행’ 정책이나 북핵 폐기 요구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 북한이 대화 나온다면 바라는 바가 있기 때문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온다면 나름대로 바라는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현실적인 이득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군사당국회담이 열리면 확성기 문제가 거론될 텐데, 확성기 방송은 북측이 곤혹스러워하는 문제이다. 회담을 통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킬 수 있다면 북한으로서는 그것만으로도 수확이다. 회담장에 나오는 수고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좀 더 장기적 차원의 전략으로 보면, 지금 시점에서 남북대화에 응하는 것이 대북제재를 이완시키고 한미갈등을 부추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미사일을 쏘아댈 가능성이 높은데, 남북대화를 병행하면서 ICBM급 미사일을 계속 쏘게 되면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회담을 진행하는 한국 정부 사이에 갈등 요소가 생겨날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추석 전후로 합의해주고 상봉 직전쯤 핵실험 같은 도발을 하게 되면, 상봉을 일정대로 추진해야 하는 우리 정부와 대북 압박에 나서는 국제사회와의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 남북, 서로 노림수 가지고 전략적 접근
남북회담 관련 이미지우리 정부도 북한의 이같은 노림수를 짐작하고는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저의를 감안하고라도 남북 관계를 어느 정도 복원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저런 사정을 다 따지면 북한이 핵개발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진전의 모멘텀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의 국면은 남북이 서로의 노림수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수를 놓는 과정에서 일보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남북관계가 워낙 바닥이어서 뒤로 후퇴할 부분도 별로 없기 때문이다.

● 남북관계, 핵문제의 벽 넘을 수 있을까?

남북의 밀고 당기기 속에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그것은 아마도 남북관계가 핵문제를 놓고 더이상 우회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를 때까지일 것이다. 기초적인 접촉이나 인적교류 등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남북이 본격적인 협력이라는 한단계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 핵문제라는 ‘진실의 순간’을 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그 순간이 오기 전에 핵문제의 돌파구까지 마련할 수 있을까? 남북이 동상이몽 속에 관계진전을 꾀할 수 있는 여지가 사실 그리 넓지는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