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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숭의초 폭력 사건' 초기 진술서 봤더니…사라진 '고의성'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7.07.17 20:54 수정 2017.07.17 22:18 조회 재생수3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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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숭의초등학교 학교 폭력 사건을 조사했던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최초 결론은 폭행에 고의성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 폭력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사건 초기 학생들의 진술서를 살펴봤습니다.

"아이들이 이불을 깔고 때렸다.", "피해 아동이 울었지만 아무개는 계속 괴롭혔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조사에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폭행에 고의성이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진술서 내용을 김종원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숭의초 수련원에서 이불 폭행 사건이 일어나고 나흘 뒤, 담임교사는 현장에 있었던 아이들에게 있었던 일을 쓰게 했습니다.

이 최초 진술서에는 "B 군은 피해 아동이 울어도 계속 괴롭혔다.", "B 군과 C 군이 바나나우유처럼 생긴 비누를 먹도록 요구해서 비누를 먹였다."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사흘 뒤, 아이들은 두 번째 진술서를 작성했습니다. 피해 아동이 이불 아래 있다는 걸 알고도 내려오지 않은 사람이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B 군"이라고 두 명이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초기 진술 내용은 학교의 공식 조사에서 배제됐습니다.

[이민종/서울시교육청 감사관 (지난 12일) : (학교 측 공식) 전담기구 조사에서 담임교사가 최초 조사한 학생 진술서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의성을 입증할만한 내용이 담긴 초기 진술들은 전담기구 조사 과정에서 "아이들이 모르고 그랬던 것 같다"로 바뀌었고, 결국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으므로 학교 폭력이 아니라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김태경/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초기 진술서와 나중에 작성된 진술서) 앞뒤 진술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은 진실한 진술이라 말하기 어려워요. 이것은 (진술서가 뒤로 갈수록) 어른이 어떤 식으로든 압박을 줬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아이들의 진술서는 숭의초등학교가 SBS 보도에 대해 정정 보도를 청구하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출한 증거 자료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