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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영업 실태점검 첫날…여전히 문열고 에어컨 '펑펑'

전력소비 3∼4배 증가…상인들 "매출에 직접 영향" 반박

SBS뉴스

작성 2017.07.17 16:50 조회 재생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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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냉방영업 실태점검 첫날…여전히 문열고 에어컨 펑펑
"안 그래도 장사가 안돼 죽겠는데 문을 열고 냉방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입니까?" 17일 오후 한국에너지공단 부산·울산지역본부와 관할 중구청 관계자들이 부산의 주요 번화가 중 한 곳인 중구 광복로 일대에서 냉방영업 실태점검을 벌였다.

점검단이 30분 넘게 광복로 일부 구간 200m가량을 돌아본 결과 출입문을 닫고 냉방 중인 매장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였다.

신발, 화장품, 의류 매장 등이 주로 출입문을 연 채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다.

빵집 등 극히 일부 매장이 제품 신선도 유지와 외부 먼지 유입 등을 이유로 출입문을 닫은 채 영업하고 있었다.

대형 의류 매장을 중심으로 셔터만 있고 출입문 자체가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건물 입구 위에서 아래로 강한 바람을 쏘아 매장 안팎의 공기 흐름을 차단하는 '에어커튼'이 설치된 곳도 있었지만 이를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에어커튼을 설치만 하고 가동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점검단은 10여 곳이 넘는 매장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매장 관계자들은 이들의 방문 자체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한 매장 관계자는 직접적인 단속이 아닌 홍보활동 차원이라는 설명에도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

한국에너지공단 이양원 차장은 "홍보활동이라고 해도 상인들이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며 "출입문 앞에서 험한 욕설을 듣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상인들은 출입문을 여닫는 게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한 구두 판매장 관계자는 "문을 닫고 영업을 하면 손님들의 방문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매출이 이전보다 최대 50% 정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점검단은 현장에서 '에너지 착한 가게 신청서'를 배부하며 "출입문을 열고 냉방기를 가동하면 전력이 최대 3∼4배 이상 더 소비된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데에 진땀을 흘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날부터 21일까지 전국 주요상권에서 냉방영업 실태를 점검한다.

지난 14일 오후 3시 기준 최대전력 수요는 8천321만㎾로 전년 같은 날(7천477만㎾)보다 11.3% 늘었다.

정부는 올해 최대 전력수요는 8천650만㎾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필요에 따라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와 함께 문을 열고 냉방영업을 하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최대 300만원까지 부과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선 지자체는 상인들의 반발과 민원 등을 우려해 과태료 부과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 중구청 경제진흥과 정명호 주무관은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현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검 현장을 지나던 시민 권남희(47·여) 씨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 그 부담이 모두 우리에게 돌아오게 마련"이라며 "모두를 위해서 문을 닫고 영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