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저임금도 주지 않았다…청년들 착취한 악덕 기업 고발

<앵커>

정규직을 미끼로 청년들을 모아 각종 힘든 일을 시킨 뒤 제대로 임금도 주지 않고 내쫓는 악덕 업체를 고발합니다. 지금까지 노동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법인데,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청년들은 알고도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KBC 이형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동이 채 뜨지 않은 새벽. 작업복을 입은 청년 예닐곱 명이 숙소에서 나와 승합차에 몸을 싣습니다.

청년들이 향한 곳은 인근 야산의 태양광 발전 시설 공사 현장. 도착하자마자 맨몸으로 철근과 자재를 나릅니다.

[용역업체 수습사원 : 농촌에서 일하려고 왔는데, 농한기라서 일이 없어서 이쪽으로 지원 온 거예요.]

이렇게 기숙사 생활까지 하며 하루 12시간 가까이 일을 하고 있지만 일당은 최저임금도 안되는 6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 청년들은 광주와 전남, 경기도 일대에서 활동하는 한 용역업체 소속 수습사원입니다. 3개월 동안 현장에서 일을 하면 정규직 사무원을 시켜준다는 말에 지원한 청년 구직자들입니다.

[용역업체 수습사원 : 저희는 3개월 수습 기간 지나면 (사무직으로) 올라간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용역회사는 3개월이 지난 직원들에게까지 4대 보험을 가입해 주지 않고, 약속한 220만 원 월급도 주지 않았습니다.

[용역업체 대표 : 영리를 위한 회사잖아요. 그런데 내근으로 돌아왔다고 사무실만 출퇴근한다고 해서 돈을 주는 거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용역회사는 현장에서 청년들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절반을 가까이를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채 왔습니다.

이 업체에 고용돼 일만 하다 쫓겨나다시피 회사를 그만둔 청년들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70명이 넘습니다.